서울시가 노후 저층주거지를 모아 블록단위로 공동 개발하는 ‘모아주택’을 통해 2026년까지 총 3만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우선 신축 건물과 저층주거지가 혼재된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에서 시범사업을 벌인 뒤 매년 20개소씩 신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모아주택은 이웃한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모여 블록단위로 공동 개발하는 정비모델이다. 대지 1500㎡ 이상을 확보하면 추진할 수 있다.
타운 내 지하주차장을 설치하고 저층부에 도서관·어린이집 설치 계획을 포함하면 주택의 층수제한이 기존 10층에서 최대 15층까지 완화돼 사업성이 높아진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비효과와 인접지역 등을 고려해 일반주거지역의 용도지역을 1단계 상향해주는 혜택도 주어진다. 2개 이상의 개별 사업자가 나서 하나의 아파트 단지처럼 통합한 지하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고 공공건축가로부터 건축기본설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첫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로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을 선정했다. 번동에는 2025년까지 1262세대가 공급되고 면목동엔 2026년까지 1142세대가 공급된다. 이 중 번동은 재개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현재 5개 블록으로 나뉘어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던 곳이다. 시는 다음 달 중 이들 일대를 묶어 첫 모아타운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부터 매년 20개소씩 신규 모아타운을 지정해 저층주거지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5년간 100개소를 지정한다. 올해는 이달 24일부터 3월2일까지 자치구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한다. 선정은 3월 중 한다. 주민이 직접 계획을 수립해 구에 제출하는 주민제안도 수시로 진행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번동 모아타운 예정지를 방문해 “저층주거지의 약 87%가 노후도 등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라며 “‘1석5조’의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서울시내 저층주거지들을 대단지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 동네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