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김건희 7시간 통화 공개는 ‘쥴리2’ 같아. 굉장히 비겁한 일”

“왜 대한민국이 쥴리2를 소비해야 하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내려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 방송 논란과 관련해 “쥴리 시즌2가 등장하는 꼴”이라며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3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통화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쥴리’ 사건을 재탕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왜 대한민국이 ‘쥴리2’를 소비해야 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그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시절부터 등장했던 게 ‘쥴리설’”이라며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상당히 확인돼서 지금 고발이 된 상태”라고 짚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연합뉴스

 

이 교수는 “법적으로 어떻게 저촉됐는지는 잘 모른다”면서도 해당 통화는 “어디에 유포될 것을 예견하고 준비한 대화가 아닌, 사적 대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기자가 50회가 넘도록 전화한 적이 없어서 ‘사적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기자는) 녹음해서 제3자에게 유포시킬 수 있다고 얘기를 해주고 대화를 나눴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교수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들의 경우 (연인간) 녹화는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별 후 그 녹화물이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벌벌 떨지 않나”라고 물은 뒤 “녹화물과 녹음물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그 매체가 김씨 어머니에 대해 적대적인 보도를 여러 번 했던 매체고 굉장히 적대적 관계였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더더욱 그렇다면 김씨 입장에서는 설득하려고 여러 번 전화를 받아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김씨를 옹호했다.

 

이 교수는 “당시 김씨가 대선 후보 부인은 아니었다. (통화 시점이) 국민의힘 경선 시작됐을 정도 지점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니까 일단은 나오긴 나왔으나 아마 정치인의 부인으로서 전혀 훈련이 돼 있지 않았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쥴리설 같은) 오해를 받는 여성이 있다면 그 오해를 풀어주겠다는 사람에게 ‘그러면 제발 좀 풀어 달라. 여기저기 부탁 좀 해달라’ 매달리지 않겠나. 저 같으면 어떻게든 해명하고 싶었을 것 같다. 사실이 아닌데 그러니까”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게 합법이면 어쩔 수가 없겠지만, 사실은 굉장히 비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맹비판했다.

 

또 그는 “오십몇 회에 걸쳐 이뤄진 그 7시간 동안의 대화라는 게 아마 많은 부분 ‘나는 쥴리가 아니다’를 해명하기 위한 유도심문과 답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화로 구성돼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진행자는 ‘추정하신 건가’라고 물었고, 이 교수는 “그렇다. 제가 (파일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