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고요하던 국방부 기자실이 소란스러워졌다. 북한이 이틀 전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군 당국이 브리핑을 하겠다고 급히 알려왔기 때문이다. 언론사 근무 특성상 금요일 오후 브리핑은 흔치 않다. 그만큼 군 당국은 다급해 보였다. 합동참모본부가 이틀간 보였던 소극적인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청와대의 직접적인 하명이 있었다는 소문이 팽배했다.
합참은 5일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장소와 시간 외 별다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사일의 속도와 고도, 비행 거리 등 기본적인 수치도 언급을 피했다. 최소한의 정보라도 제공해달라는 언론의 아우성에도 “분석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음 날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한 후에도 “한·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정보와 차이가 있다”고만 설명했다.
합참이 입을 닫자 언론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기사를 접하는 국민 불안은 커져만 갔다. 합참이 북한 미사일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퍼졌다. 여론이 예사롭지 않자 합참과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미사일 발사 이틀 만인 7일 사태 진화를 위해 일부 정보를 공개했다. 군은 북한이 발사한 것은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미 연합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도 구체적인 탐지 정보와 미사일 제원은 확인할 수 없었다. 우리 군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 역시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