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거대 양당 후보의 비호감 전쟁 속에 역대 대선 중 가장 득표차가 작은 선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층 추이뿐만 아니라 각 진영 지지층의 결집도 역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 연휴 직전 치러질 양자 TV토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직접적인 공방을 벌이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최대 관심
◆사법리스크와 각종 의혹 해소될까
이재명 후보를 옭아매는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은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개발1처장 등 의혹 핵심 관계자들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계속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장동 재판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관련 진술이나 의혹이 제기될 것인지 아닌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는 부인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 가능성에 더해 무속인 전모(61)씨가 실세 노릇을 했다는 의혹 등이 새롭게 제기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두 여야 후보가 나란히 각종 의혹에 휩쓸려 있는 만큼 일종의 ‘상쇄 효과’를 일으켜 결정적인 치명타가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앞으로도 소소한 건들에 의해서 지지율이 출렁이긴 할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양쪽 다 악재가 있어서 상호 상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남는 것은 큰 흐름으로서의 정권교체론”이라고 내다봤다.
◆각 진영 지지층 결집할까
이, 윤 후보는 양 진영에서 제각기 자신의 기반을 굳게 다져온 후보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호남과 당내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표심은 잃지 않아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윤 후보의 경우 당내 분란 등으로 휘청일 때마다 안 후보로 지지율이 옮겨가는 현상을 보인다. 실제 안 후보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의 아성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에서 직전 4.7%였던 지지율이 21.1%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따라서 선거 막판 양 후보의 전통적인 지지층을 어떤 식으로든지 단일대오의 결집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설 연휴 전 TV토론 누가 웃을까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규모 유세가 있었던 이전 대선과 달리 코로나19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대선 후보와 국민이 직접 만날 수 있는 통로는 사실상 TV토론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7년 대선에서 한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지지율 선두를 다투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온라인상에서 떠돌던 네거티브 공방을 지적하기 위해 TV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라고 따졌다가 오히려 상대 진영으로부터 ‘속 좁아 보인다’ 등의 인신공격성 비난에 시달렸다. 국민의당은 이후 자체 대선평가보고서에서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안 후보의 TV토론 전략 실패 등을 꼽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말실수를 줄이고 중도층 내지는 2030세대가 요구하는 답변을 누가 잘 내놓느냐에 따라 유권자들 선택이 아직은 유보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