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송파구 오금지구와 구로구 항동지구에서 분양된 공공아파트 단지 4곳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지난해 고덕강일4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한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이들 공공단지의 분양가에서 분양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SH는 분양원가를 토대로 공공이 땅을 보유하고 건물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의 3억원대 ‘반값아파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17일 SH에 따르면 2017년 6월 분양을 시작한 오금2단지 공공아파트의 3.3㎡(1평)당 분양원가는 1074만원으로 분양은 평당 1681만원 수준으로 이뤄졌다. 공공아파트 분양에 따른 수익률은 36.1%를 차지하고 있었다. 분양원가에는 택지 조성원가와 건설원가가 포함된다. 오금2단지의 경우 택지 조성원가(공급면적기준)가 평당 532만원, 건설원가가 542만원으로 분양원가에서 각각 49.5%, 50.5%를 차지하고 있었다.
SH는 분양원가에서 택지조성비용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공공이 땅을 소유하고 건물만 입주자에 넘기는 ‘토지 임대부 주택’ 방식으로 이른바 ‘반값아파트’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김헌동 SH사장은 “건물만 분양하는 3억~5억원대 ‘반값 아파트’는 이 같은 원가 구조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투명한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주택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첫 산하기관 업무보고 일정을 SH로 정하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정책 실패로 주택공급 물량은 줄고 전세가격은 상승해 서민 주거비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SH에서 시작한 것은 부동산 시장 혼란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주택 시장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어 “돈이 더 들더라도 시민들이 들어가서 살고 싶은 최고의 주택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택공급 확대는 기본이고 주택의 질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