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캐나다발 국제우편물을 베이징의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자의 감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발생후 캐나다에서 온 우편물이 처음이 아닐텐데 발생 원인으로 특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5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 판정을 받은 베이징 거주자가 해외발 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센터는 업무 중 국제 우편물을 취급하는 감염자가 받은 캐나다발 국제우편물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우편물은 지난 7일 캐나다에서 발송돼 미국, 홍콩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해 감염자가 지난 11일 확인했다. 센터는 감염자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 톈진 등에서 발생한 오미크론보다 미국과 싱가포르발 중국 방문자와 이번 감염자 간에 높은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감염자가 발병 전 2주간 베이징을 떠난 적이 없고, 감염자와 함께 살거나 일하는 사람 중에 확진자가 없었다는 점도 외부에 감염 원인이 있을 것이라 판단한 이유다.
방역 당국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한 나라로부터의 해외 물품 구매를 최소화하고, 우편물을 받을 때 배달 요원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과거 외국에서 수입되던 콜드체인(냉장 유통) 물품을 국내 전파의 원인으로 주장하던 중국이 이번에 국제 우편물로 의심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허베이성 우한의 양잔츄 바이러스 학자는 글로벌타임즈에 “해외에 전염병이 만연하기 때문에 중국으로 보내진 오염된 국제 소포는 출발 지점이나 배송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다”며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실온에서 적어도 며칠, 영하 30도에선 한 달, 영하 80도에선 몇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과거 제기한 콜드체인 제품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왔다. 더구나 콜드체인 제품보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상온에서 작업하는 우편물의 경우 가능성이 더 낮다. 또 중국 주장대로면 오미크론 발생 후 캐나다 등에서 우편물이 왔을텐데 그동안 감염자가 없었던 것 역시 이상한 부분이다.
중국은 이 우편물과 같은 우체국에서 배송된 다른 우편물 54개 중 5개에서 추가로 바이러스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감염자는 없었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신종 전염병 교수인 마틴 히버드는 “바이러스의 표면 전파는 감염된 사람이 만진 문고리를 몇 분 이내에 만지는 것과 같이 매우 짧은 기간내에 발생할 수 있다”며 “(표면 전파의)증거는 매우 적고 수십분이 아닌 몇 시간, 며칠이 지났는데 감염됐다는 것은 매우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