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풍류에 어깨춤이 들썩… 설 연휴 채울 공연은 [설특집]

호랑이 기운으로 새해 여는 ‘호랑풍류’
천방지축 형제의 성장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사유의 방’서 근심·걱정 모두 훌훌 터세요
국립무용단 ‘새날’ 공연 무대에 오르는 안무 ‘당당’, ‘액막이’. 국립무용단 제공

◆호랑이 기운으로 새해 여는 ‘호랑풍류’

 

‘호랑이해’를 맞아 국립국악원에선 설 명절 기획 공연으로 2월 1, 2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국악원 예악당에서 ‘호랑풍류’를 개최한다. 생동하는 새해의 희망과 호랑이의 역동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무대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이 출연해 궁중음악과 무용을 비롯해 전통춤, 민요, 연희 등 총 6가지 종목의 전통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의 시작은 호쾌하고 우렁찬 울림으로 조선 왕실의 위엄 있는 행차 음악인 ‘대취타’로, 마지막은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흥겨운 장구춤과 소고춤, 진도북춤 그리고 판굿으로 이어지는 ‘흥, 그 신명’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민속악단은 ‘서도 비나리’를 선보이며 국악원 무용단은 학무와 연화대무를 하나로 구성한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공연한다. 이어 정악단은 세종대왕이 백성과 함께 음악으로 즐거움을 나누고자 작곡했던 ‘여민락’을 연주한다.



국립무용단에선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새날’ 공연을 펼친다. 새해를 여는 단골 무대로 “항상 기대되는 공연, 올해도 역시나 신명나고 아름답다”, “현생의 걱정도 잊은 신명난 시간”이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엔 우리 춤 소품 여덟편이 선보인다. 웅장하고 역동적인 북의 울림으로 새로운 생명을 깨우는 ‘태’(안무 박재순)로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이어지는 ‘액막이’(공동안무 손인영·김미애)는 한 해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의식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왕무당의 독무부터 화려한 군무까지 신비로운 음악과 어우러진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다.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되는 다음 순서는 전통악기와 우리 춤의 다양한 접목을 통해 각기 다른 방식의 매력을 지닌 ‘보듬고’(안무 박재순) ‘당당’(안무 송지영) ‘진쇠춤’이 선보인다. 후반부에는 ‘평채소고춤’ ‘한량’이 이어지며 대미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손인영과 단원 정길만이 공동 안무한 ‘윷치기놀이’가 장식한다. 대형 윷판으로 꾸며진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그려내는 해학 가득한 전통놀이 한 판을 그려낸다.

 

설 연휴 공연되는 학전 어린이무대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학전 제공

◆천방지축 형제의 성장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는 학전 어린이 무대의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가 1월19일부터 2월27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독일 베를린 그립스 극단 원작을 학전이 수년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고치고 가다듬었다. 천방지축 장난꾸러기인 비룡, 백호 형제가 부모님 없이 단 둘이서 이틀 밤을 보내며 겪은 에피소드를 흥미롭고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08년 초연된 이후 매년 겨울방학 시즌에 공연되며 학전 어린이 무대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정문성, 이성욱, 이황의 같은 실력파 배우들이 ‘고추장 떡볶이’ 무대를 거쳐 갔다. 다른 출신 배우들 역시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칠까 늘 걱정 가득, 무조건 “안돼!”, “위험해!”, “꼼짝마!”라고 외치는 엄마 과잉보호 아래,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았던 비룡, 백호 형제가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간 혼자 해본 적 없던 일들을 함께 하나, 둘 해내면서 한 뼘 더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편곡·음악감독을 ‘기생충’, ‘오징어게임’의 작곡가 정재일이 맡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핫소스, 깍두기, 고추장 등 기발한 재료를 가득 넣은 특별 떡볶이부터 치약 넣은 떡국까지, 실제 무대에서 배우들이 직접 만드는 기상천외한 요리는 관객들의 후각과 촉각을 자극한다. 공연 내내 1인 연주자가 피아노, 비브라슬랩, 실로폰, 아코디언 등 다양한 악기를 통해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청각까지도 즐겁게 채워준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에 마련된 특별전시실 ‘사유의 방’에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전시된 모습. 이재문 기자

◆‘사유의 방’서 근심·걱정 모두 훌훌 터세요


설 연휴 기간 국립박물관에서는 볼거리 많은 전시가 계속된다. 먼저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1월12일 상설전시관에 개관한 ‘사유의 방’이 화제다. 처음으로 국보인 두 반가사유상이 나란히 함께 전시된 사유의 방은 새해를 맞아 마음을 정리하고 새롭게 다잡기에 제격이다. ‘조선의 승려 장인’ 기획전, ‘漆, 아시아를 칠하다’ 특별전도 눈에 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고대한국의 외래계 문물’ 특별전을 통해 우리 속의 다른 문화에서 낯선 즐거움을 발견하고,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화 다양성, 포용성, 이해와 소통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9월14일부터 왕릉 유물 5232점을 최초로 한자리에 모아 화제가 됐던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발굴 50년’ 특별전도 올해 3월까지 이어진다.

설맞이 특별한 행사를 준비한 곳도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설 연휴 기간 호랑이와 함께하는 ‘새해놀이꾸러미’ 나눔 등 설맞이 전통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새해놀이꾸러미’는 오는 30일 박물관에서 수령 가능하다. ‘새해놀이꾸러미’는 총 3종의 체험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랑이 새해 연하장 만들기와 전통 민화인 호작도 액자 만들기가 기본 구성품이다. 여기에 폼 클레이로 호랑이 액자 만들기·호랑이 보석 십자수 시계 만들기·호랑이 유화 색칠하기 중 1종이 랜덤으로 함께 제공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 대상은 8세 이상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에는 1월 26일부터 2월 3일까지 ‘문배도’가 부착된다. ‘문배’는 정월 초하루 궁궐 정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그림을 붙이는 풍속을 의미한다. 문화재청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행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기획이다. 4대궁(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등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설 연휴 기간 특별한 행사 없이 평소처럼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