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 맞서 무궁화호를 활용한 ‘윤석열차’로 전국 민생탐방을 추진한다. 역대 선거에서 기차 객차를 전세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음 달 호남과 영남의 중소도시 유세 때 투입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차’를 소개하며 “저희 정책홍보차량은 4량 1편성 무궁화호다”며 “정규열차 편성과 관계없이 전세 열차로 확보했기 때문에 일반 좌석공급과 별도로 운영돼 일반 승객의 좌석수급과 관계없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서울 은평구 수색차량기지에서 촬영한 무궁화호 사진을 올리며 “무궁화호가 색깔도 딱 우리 당 색 조합”이라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선거에서 기차를 빌려 유세에 활용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무궁화호를 선택한 이유는 후보가 겸손한 자세로 지방의 중소도시들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비전철화 구간도 달릴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평소 지하철을 즐겨타 온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 ‘철도 덕후’(철덕)로 유명하다. 운전 면허증이 없어 대중교통을 오랫동안 이용해 온 윤석열 후보도 이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윤석열차’는 이 후보의 ‘매타버스’에 대응하는 맞불성격으로 추진됐다. 윤 후보가 후보 선출 뒤 선대위 출범을 둘러싼 진통으로 지역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후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기 전까지 ‘매타버스’를 타고 매주 3∼4일씩 지방 일정을 소화했다. 국민의힘은 한 달가량 코레일·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객차 전세를 준비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첫 출발 시점에 대해 설 연휴가 지난 “2월 11일경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가 평소에 방문하기 어려운 지방지역, 경상북도나 충청도 전라도에 있는 그런 지역에 손쉽게 방문하고 또 일반 시민들과 소통할 그런 기회로 저희가 만든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일부 지역 유세 일정을 동행할 예정이다. ‘윤석열차’는 윤 후보와 선대위 내 청년 실무진, 방문 도시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직접 승차해 시민들과 만나는 열차여행 콘셉트로 전국을 순회한다. 무궁화호 4량 중 3량은 객실, 1량은 카페로 활용된다.
윤 후보는 남은 대선 기간에도 수도권·충청·호남으로 이어지는 서부권 공략에 집중한다. 윤 후보는 지난달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충청→강원→호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수도권 순으로 제주를 빼고 한 차례 지방 투어를 마쳤다. 특히 후보 선출 뒤 수도권에 이어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보다는 호남·충청을 각각 13회 찾으며 상대적으로 산토끼 잡기에 힘을 쏟았다. 윤 후보는 오는 21∼22일 충남과 세종 방문을 시작으로 다시 지방 유세 일정에 돌입한다. ‘윤석열차’는 기차 이용이 많은 설 연휴 이후 일정에 투입되며 호남 방문 때 가장 먼저 선을 보일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코레일 승인에 한 달이 걸려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이벤트”라며 “100명 이상을 태우고 2차례 이상 운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