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9일 정청래 의원발 ‘이핵관(이재명 대선 후보 핵심관계자)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이 이 후보를 끌어들여 ‘탈당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당에서는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이재명 후보는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에서는 불교계 달래기를 하려다 자칫 내부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뜻이라며 ‘이핵관’이 찾아왔다”면서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컷오프(를 당했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권유에 대해)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참 많이 힘들게 한다”며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자진 탈당은 거부하는 대신 차라리 ‘출당’을 시키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전국승려대회에 송영길 대표와 정 의원 등이 참석해 한 번 더 사과하면서 ‘불심 달래기’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이핵관’이라는 단어를 들먹인 점 때문에 상황이 다소 복잡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치 국민의힘에서 벌어졌던 ‘윤핵관’ 논란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갈등이 봉합되기 전 윤석열 대선 후보의 측근 인사들이 ‘윤핵관’이라는 익명의 관계자로 등장해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난데없이 ‘이핵관’이라고 해버리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 특히 정 의원에서 시작된 불교 문제는 전체 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서 달래기에 나서는데 후보 이름을 빌려서 폭로하는 모양새는 온당치 않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정 의원에게 누가 뭐라고 했는지는 아는 바 없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거리를 뒀다. 송 대표도 광주KBS 인터뷰에서 “정 의원 문제뿐만 아니라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 문제나 문화재 보존에 있어서 불교가 가졌던 여러 가지 억울한 점을 잘 살펴서 제도적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