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 여성본부 고문이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0일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미투’ 발언 논란에 대해 “공적 대화가 아니라 사적 대화인데 이것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서울의 소리 포함, MBC. 결국은 MBC가 선택한 거다. 그렇다면 MBC가 2차 가해에 가담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적절한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를 보니까 (전화통화가) 녹음이 돼서 언론에 보도될 거라는 것을 알았으면 이랬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김건희 씨가 쥴리설로 오랫동안 고생하신 분이지 않나”라며 “겨우겨우 일상으로 돌아간 피해자에게 이런 식으로 공영방송을 포함해서 (여러 곳에) 재언급이 되면서 2차 가해에 노출되고 싶으셨겠나”라고 되물었다.
또 “2차 가해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문제될 줄 모르고 사담으로 한 거지 않나. 대한민국 법에 사담까지 전부 처벌하는 법률은 없다”며 “(김건희 씨가) 김지은 씨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하시는 것보다는 공론화된 모든 이슈에 대해 가능하면 상세하게 유감 표명을 하시는 것이 적절해보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가 “2차 가해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저같은 자유인이 이야기하는 것과 한 정당의 대표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는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저는 반쯤은 이해한다”고 했다.
MBC를 향해선 “몸이 아파서 반쯤 누워서 방문한 사람과 대화를 나눈 이런 불법 녹음물들이 선별없이 보도되는 것”이라며 “선거라는 여론 몰이를 해야 하는 사건 앞에서 비양심적인 선택을 하는지 성토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김건희 씨를 향해 ‘걸크러쉬’라며 응원하는 데 대해선 “팬카페 회원이 늘었다는 점은 선거국면에서는 좋은 일이긴 한데 그 역시도 얼굴을 합성해서 (올리기 때문에) 별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선거 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욕설 파일도 방송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선 “정말 여성 비하적 욕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더라. 유권자들의 마음에 변화를 줄 거 같기는 한데, 이것을 공영방송이 일요일에 방송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한편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선 “여전히 정책관련 자문은 국민의힘에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