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특정인사 공천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20일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본부장은 “제가 얼마 전 이미 당의 모든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가 있다”면서 “만일 그렇지 못한 채 후퇴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날 권 본부장이 ‘특정 인사’를 지목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당 안팎에서는 최다선(5선)인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 의원은 전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음식점에서 윤 후보와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3월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 종로와 대구에 대한 사실상 공천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이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을 요구하는 한편, 곽상도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인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도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추천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앞서 최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 홍준표 경선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전날 만찬 후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자신이 윤 후보에게 제시한 선대본 참여 조건을 공개했다.
홍 의원은 “저녁 2시간 반 동안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면서 2가지 요청을 했다”면서 “첫째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는 것”, “둘째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한편, 권 본부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액면 그대로 이해해달라”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뭐… 그 부분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답을 회피했을 뿐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권 본부장은 “두가지 부분, 어제 회동과 오늘 발언은 액면 그대로 이해해주시고 특별히 (말을)보태지는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