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대식의경영혁신] 팬데믹 시대 살아남기

고객 마음 읽어내고 해결책 찾아내야
‘자율·책임의 조직문화’ 선택 아닌 필수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어느덧 2년이 흘렀다. 팬데믹은 그동안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소비하는 방식을 모두 바꾸어 버렸다.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산한 기업도 있지만,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 기업도 있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서 지난 1년 동안 팬데믹 시대에 놀라운 실적을 보인 혁신기업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팬데믹 시대의 경영혁신을 이끈 리더 기업의 공통적인 경영혁신의 방향은 무엇일까.

먼저,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해관계자(직원, 고객, 협력회사, 지역사회, 주주)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구 살리기가 기업의 궁극적인 사명이며 사업은 이를 위한 수단이라고 선언한다. 직원, 고객, 공급업체, 지역사회를 모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인식하고 모두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서 노력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둘째, 경영환경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제품, 프로세스, 사업전략을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정확한 상황 판단과 과감한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2020년 1월에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을 예견하고 2월 말에 이미 백신 후보 물질 20개를 개발하였다. 분자진단기업 씨젠은 2020년 1월 초 국내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에 착수하여 2주 만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개발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셋째,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고객의 불편함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작년에 매출 2조원을 달성한 마켓컬리는 김슬아 대표 본인이 맞벌이 부부로서 신선식품을 장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온라인 장보기와 새벽 배송을 창안한 김 대표는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경영혁신의 시작이라고 조언한다.

넷째, 조직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위해서 자율과 책임의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빠르고, 유연하고, 혁신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율과 책임의 조직문화가 필수적이라고 여긴다. 이 회사에서는 실무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의사 결정권을 가지며, 리더의 의무는 실무자가 최적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맥락을 제시하고 현명한 결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쟁사, 협력사, 정부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연대하고 협력하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작년에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3사가 공동의장을 맡고 총 15개 대기업이 회원이 되어 수소경제 협의체(‘Korea H2 Business Summit’)를 구성하였다. 이 협의체를 통해서 기업들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판매, 활용 등 수소 공급망 전체에 걸쳐서 상호 협력을 도모하고 글로벌 투자를 공동 유치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이 이런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구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훌륭한 서퍼는 끊임없이 몰려오는 파도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자신이 잘 탈 수 있는 파도를 고른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기조, 미·중 패권 경쟁, 탄소중립 가속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만들어 낼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의 파고를 이겨내기 위해서 최고경영자는 어떤 경영혁신이 필요한지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