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북한의 미사일 행보가 심상찮다. 북한은 지난 17일 올해 들어 네 번째 미사일을 발사했다. 자강도 일대에서 두 번, 평북 의주 열차 차량 발사에 이어 이번에는 평양 순안공항에서 발사했다. 사거리도 다양하고 종류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그리고 극초음속미사일까지 종류를 바꿔가며 연일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남한 전 지역을 예고없이 공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이 ‘3축 체계’이다. 3축 체계란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그리고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한다. 이 중에서 킬체인은 북한의 임박한 핵공격을 사전에 탐지하고 발사 이전에 이를 타격해 파괴한다는 개념이다. 만일 선제타격이 실패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 방어로 격추하고, 그것도 안 되면 우리의 전 역량을 동원해 무자비한 대량보복을 하겠다는 것이 3축 체계의 기본 구상이다. 이러한 3축 체계는 2019년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명칭이 ‘핵·WMD 대응 체계’로 변경됐다. 킬체인은 ‘전략 표적 타격’, 대량응징보복은 ‘압도적 대응’, 그리고 KAMD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개념은 유지되고 있다.
이 중에서 논란의 근간이 되는 것은 킬체인으로 알려진 선제타격능력이다. 킬체인의 요체는 북한의 핵공격을 사전에 탐지해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즉 발사 이전에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킬체인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최첨단 감시정찰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선제타격을 실행하기 위한 초정밀·극초음속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같은 전략자산도 구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제타격은 어렵고 위험하기도 하다. 적의 의도와 능력을 완전히 파악하기가 어렵고 설사 탐지한다 해도 이동발사 차량이나 열차 발사처럼 갈수록 이동성이 강화되는 북한의 목표를 타격하기는 쉽지 않다. 변칙 기동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은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 우리가 선제타격할 경우 북한의 보복으로 인한 확전과 전면전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