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홍준표 의원을 만났지만, 홍 의원의 공천권 요구로 재보궐과 지방 선거로 이어지는 공천 알력 다툼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윤 후보는 “공천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공정 공천 원칙을 밝혔지만, 홍 의원은 윤 후보 측을 겨냥해 “잿밥에만 관심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원팀 만들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 합류는 24일 전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윤 후보와 홍 의원이 2시간 반가량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서울 종로·대구 중남구 재보궐 공천 제안 소식이 전해지자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재보궐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나오자 “공정한 (공관)위원회를 꾸릴 것”이라고 말하며 직접적 충돌은 피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파열음은 아직 듣지 못했다. 위원회에 맡기고 저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홍 의원은 소중한 어른이자 함께 가야 할 동반자다. (홍 의원이) 훌륭한 분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합리적인 의견 수렴과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변인은 대국민 선언에 대해선 “윤 후보는 법 앞에 누구도 예외 없다고 꾸준히 밝혔다. 처가 식구도 마찬가지”라며 홍 의원의 제안을 수락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의 합류 명분을 살리면서도 공천에 대해서는 원칙을 강조해 특혜 의혹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여론조사 공천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그 기조의 변화가 있으려면 정치적 타협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윤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