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이 미래 금융 소비자인 청소년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린 자녀 고객을 유치하면 자연스럽게 부모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고, ‘알파 세대’인 10대 고객들의 부모가 경제적 자유나 조기 경제교육 등을 중시하는 ‘M세대’라는 점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올해 1월부터 개시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대상에 부모의 동의를 전제로 하긴 했으나 미성년자들도 고객군에 포함시키자 금융사들은 청소년들의 소비 패턴과 특성에 맞는 전용 상품과 플랫폼을 속속 출시 중이다.
◆청소년도 신용카드를 쓴다
우리카드의 체크카드 ‘크림틴즈’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캐시백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크림틴즈는 버스·지하철을 합해 월 2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10%인 2000원을 돌려준다. 아울러 학생들이 자주 가는 서점·편의점·올리브영·패스트푸드점에서 1만원을 넘게 쓰면 1000원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충전식 선불 카드 서비스를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카드사들도 미래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10대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법적대리인의 동의 아래 미성년자까지 이용대상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청소년 타깃 상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 빅테크도 10대 금융고객 선점 경쟁
은행권에서 10대 대상 금융서비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청소년 대상 금융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의 가입자가 112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만 14~18세 이하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미니카드’는 교통카드 기능 및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며 ATM에서 출금 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토스도 지난해 12월 청소년 고객 전용 선불카드 ‘토스 유스카드’를 출시했다. 발급 대상은 만 7~16세로 초·중·고 학생 나이 대까지 이용 가능하다. 미성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발급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단 가입하기 위해 본인 명의 휴대폰이 필요하고, 14세 미만 미성년은 보호자 온라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카드 한도는 일 50만원, 월 200만원이다. 유스카드는 토스머니와 연동된 서비스로 결제금이 토스머니에서 차감된다. 고객층이 청소년인 만큼 할부를 포함한 신용구매 기능은 없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신분증이나 계좌 없이도 ‘포인트’를 이용해 송금 등이 가능한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인 ‘리브넥스트’를 출시했다. ‘리브넥스트’는 신분증이 없는 10대(만 14~18세)도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리브포켓’이 제공된다는 게 특징이다.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을 통해 직접 개설할 수 있고, 리브포켓에 고유번호가 있어 계좌 없이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또한 수수료 없이 송금이나 입금을 할 수 있으며 ATM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KB페이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6월 어린이와 청소년도 송금·결제·투자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아이부자’를 출시했다. ‘아이부자’는 페어 앱 기반 플랫폼 서비스로, 자녀와 부모가 각자 휴대폰에 앱을 설치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녀 회원은 이 앱을 통해 용돈을 받고 부모 회원과 함께 정한 ‘알바’ 미션을 수행해 용돈을 벌수도 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충전식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