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KB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에이스 박지수(24)에게 집중된 공격이 한계를 드러낸 결과였다. 이에 KB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김완수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강이슬(28)을 영입하며 칼을 갈았다.
박지수와 강이슬 ‘원투 펀치’를 앞세운 KB가 이번 시즌 통합우승의 첫 관문을 손쉽게 통과했다. KB는 22일 청주체육관에서 삼성생명을 75-69로 물리치고 구단 역대 최다인 14연승과 함께 23승1패로 남은 6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4경기는 단일리그가 도입된 2007∼2008시즌 이후 최소 경기 정규리그 우승 확정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의 25경기였다. 또한 KB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건 2018∼2019시즌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4번째다.
KB는 박지수와 강이슬의 결합만으로도 이번 시즌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키 196㎝인 센터 박지수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박지수는 22일 기준 득점(21.78점)과 리바운드(14.65개), 2점 슛 성공률(60.1) 등에서 모두 리그 1위다. 강이슬은 간판 슈터답게 리그 3점슛 성공 개수(75개)와 성공률(42.6)에서 1위를 달리며 득점 부문에선 전체 3위(17.54점)에 올라 있다. 두 선수의 시너지에 가드 허예은(21)이 어시스트 부문 전체 2위(5.5개)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장한 것도 KB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런 KB가 남은 정규리그 6경기를 모두 이기면 20연승이 돼 2008∼2009시즌 신한은행의 19연을 넘어 단일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을 쓴다. 또한 정규리그 29승1패로 승률 0.976이 돼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의 0.943(33승2패)을 넘어 역대 최고 승률 기록도 만들게 된다.
막강한 에이스들과 ‘젊은 피’까지 성장시키며 김완수 감독 부임 첫해 리그 우승을 일군 KB는 남은 정규리그도 최선을 다해 WKBL의 새 역사를 쓰고 3년 만의 통합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강이슬은 “질 것 같은 생각이 안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박지수도 “남은 기간에 더 완벽한 경기력으로 상대가 ‘못 이기겠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겠다”고 욕심을 보였다. 다만 김 감독은 “저나 선수들 모두 속으로는 다 생각하고 있지만 기록을 의식하면 하던 플레이가 깨질 우려도 있다”고 신중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