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패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2위인 삼성전자가 각축전을 벌이던 시장에 최근엔 미국의 전통 강자 인텔이 뛰어들어 3파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투자액은 200억달러(약 24조원) 규모다. 인텔은 약 1000에이커(약 4.04㎢) 부지에 첨단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지을 계획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한다. 해당 부지는 총 8개의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인텔의 향후 10년간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약 11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우선 TSMC는 매년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40억달러(5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인 300억달러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올해 상반기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착공한다.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경기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네 번째 생산라인 P4 착공도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올해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 45조원 이상의 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미세공정 경쟁자가 기존의 TSMC 한 군데에서 인텔까지 늘어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