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등 불안한 국제정세의 영향으로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안정됐던 휘발유값이 10주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ℓ당 10.1원 오른 1632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 역시 ℓ당 10.1원 오른 1450원을 기록했다. 지역별 휘발유 가격은 서울이 1703.8원으로 다시 1700원대로 올라섰고, 대구가 1601.7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연거푸 오른 휘발유 가격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주간 평균 1800원을 돌파하며 최고치에 달했지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지난해 11월 12일 시행)가 전격 단행되면서 9주 연속 하락했었다. 하지만 최근 유류세 인하로 인한 하락폭이 주춤하고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휘발유값은 전국적으로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류세 인하분이 모두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국제유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과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6.96달러로 치솟은 것. 한국으로 수입되는 두바이유의 경우에도 평균 가격이 지난주보다 4.2달러 오른 배럴당 86.1달러를 나타냈다.
석유공사는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 증가, 수요 전망치 상향 조정, 이라크-터키 송유관 폭발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가는 것을 고려하면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유류세 인하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2018년 유류세를 15% 낮춘 뒤 종료 시점에 4개월간 인하 조치를 연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