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중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 불안은 제조업 위주의 한국 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외 변수이지만 기업 10곳 중 9곳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제대로 대비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원자재, 부품 등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를 한 결과 기업의 66.7%가 ‘지난해와 유사하게 불안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공급망 불안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21.7%였고,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1.6%에 그쳤다.
지난해 거시경제와 기업 실적에 상당한 부담을 안긴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도 당분간 계속된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지난해 42.3%의 원재료 수입물가의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5.7% 상승시킨 효과를 냈다. 또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금융업 전체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이전 5년 평균 5.1%에서 지난해 2.8%로 연간 2.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기업들은 적어도 올 4~5월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원유,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국제물류 지원 등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최대한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