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포 선수 대니엘 강(30·한국명 강효림)에게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다. 대회 기간 내내 선두를 지키다가 4라운드 16번 홀에서 ‘코르다 자매‘의 언니 제시카 코르다(29·미국)에게 동타를 허용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18번 홀(파3)에서 열린 연장에서도 대니엘 강이 코르다보다 더 가까이 홀컵에 공을 붙였으나 무려 9m 거리 버디를 잡은 코르다에게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내주고 말았다.
절치부심한 대니엘 강이 이번에는 시즌 개막전에서 동생인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4·미국)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치며 정상에 올라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냈다. 대니엘 강은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617야드)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1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대니엘 강은 2위 브룩 헨더슨(25·캐나다)을 3타 차로 따돌리고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6000만원). 대니엘 강은 2020년 8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1년 5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와 포옹했다.
대니엘 강은 코르다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았다. 2·3라운드 단독 1위를 달려 우승이 유력시 됐던 코르다는 10번 홀(파4)까지 2타를 잃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고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였던 대니엘 강과 가비 로페즈(29·멕시코)가 우승경쟁을 벌였다. 로페스가 먼저 5∼7번 홀 3연속 버디로 치고 나갔으나 이후로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대니엘 강은 9번과 11번 홀 버디에 이어 13∼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단독 1위로 뛰쳐 나갔다. 로페스는 13번, 15번 홀에서 보기로 타수를 잃으면서 대니엘 강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지난 시즌 우승자들이 출전한 ‘왕중왕전’으로 치러진 개막전에는 모두 29명이 출전했는데 강추위속에서 선수들이 고전했으며 3, 4라운드에서 모두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대니엘 강이 유일하다. 대니엘 강은 “비시즌에 훈련을 많이 했다. 오늘 우승하면서도 긴장이 되거나 흥분되지 않고 평온한 마음 상태였다”며 “우승이 없던 지난 시즌은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올해는 달라지고 싶어서 체중을 늘리고 식생활도 변화를 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넬리 코르다는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4개로 3타를 잃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4위로 밀렸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언니 제시카는 막판 16~18번 홀 연속버디를 발휘하는 뒷심을 발휘,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단독 7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34·KB금융그룹)는 전반홀에 버디 4개를 잡았지만 후반홀에 보기 5개를 쏟아내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한편 유명인 부문에서는 연장전에서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데릭 로(미국)와 ‘골프 여제’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성 대결’이 펼쳐졌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로가 약 7m 파 퍼트를 넣고, 소렌스탐은 그보다 짧은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로가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