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유럽진출 후 첫 해트트릭... 한국인 리그앙 최다골

보르도 스트라이커 황의조(오른쪽)가 23일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스투라스부르와의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보르도=AFP연합뉴스

황의조(30)는 지난 2019년 여름 프랑스 리그앙의 보드도와 계약을 맺으며 유럽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만 해도 그가 이 무대에서 특별한 족적을 남길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아시아 정상권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지만 도전을 시작한 것이 27세라는 늦은 나이였던 탓이다. 적응기간 등 고려할 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황의조는 진출 첫해에만 6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듬해 두자릿수골을 터뜨리는 등 빠르게 자리 잡으며 이런 걱정을 날려버렸다. 이어 진출 세시즌 만에 족적을 만들어냈다. 박주영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기록했던 리그앙 최다골 기록을 23일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의 홈 경기에서 넘어선 것. 그것도 유럽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이라는 특별한 방법으로 해냈다. 이날 황의조는 3골을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로 출전해 전반 17분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레미 우댕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다가 헛발질로 흘린 공을 쇄도하며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이로써 리그앙 통산 25골로 박주영의 기록과 동률이 됐다. 알베르트 엘리스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전반 39분에는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포로 한 골을 더 터뜨려 마침내 새 기록의 주인이 됐다. 여기에 스트라스부르가 2골을 따라와 3-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45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엘리스의 패스를 받아 박스 바깥에서 날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망에 꽂혔다. 이로써 통산 골 기록은 27골까지로 늘어났다. 

 

이날 세골로 리그 득점도 8골로 늘려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제 어엿한 리그 앙 최상위권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이날 승리는 팀에게도 각별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리그 경기 3연패를 포함해 최근 4연패 부진에서 빠져있었던 보르도는 연패를 끊었을뿐 아니라 승점 3을 더해 4승8무10패 승점 20으로 순위를 17위까지 끌어올리며 강등권에서도 벗어났다. 32강에서 탈락한 프랑스컵을 포함해 올해 열린 세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공격 부진도 황의조의 다득점 활약 속에 단숨에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