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2-01-24 23:00:00
기사수정 2022-01-24 21:59:45
언론4단체 ‘열독률 오류’ 성명
가구는 주거행태, 개인은 나이 등
가중치 부과 놓고 방식·과정 의문
종이신문 발행 않는 인터넷신문
열독률 집계에 포함돼 논란 일어
7억원을 들여 만든 새 정부광고 집행 기준인 소위 ‘열독률 조사’에 대해 오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지방신문협회·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4곳이 공동 성명으로 즉각 열독률 적용 및 시행을 보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선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30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2021 신문잡지 이용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한국ABC협회 부수공사(조사)의 유료 부수 부풀리기 논란을 계기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한 뒤 내놓은 결과물이었다. 19세 이상 남녀 5만1778명을 대상으로 10월 11일∼12월 3일 실시한 조사였다.
정부는 “국민의 인쇄매체 이용 행태에 대해 공급자가 아닌 수용자 입장에서 확인하는 최초의 대규모 조사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인쇄매체의 열독률을 측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정부광고 집행 시, 정부가 “핵심 지표”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에 이어 언론개혁을 내건 정부의 사실상 첫 정책 개혁 시도로도 받아들여졌다. 이에 업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의 관심도 집중됐다.
하지만 결과는 불투명하거나 부적절하게 가중치가 부여되거나 샘플링되는가 하면, ABC조사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던 무가지가 여전히 반영되고, 영업장에서의 구독이 배제되는 등 결함투성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 문제는 영업장 조사 결과 누락이다. 조사는 스스로 신문 구독 경로에 가정 외 경로가 상당하다는 것을 파악해 놓고도, 가정 외 영업장 현황은 조사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신문을 봤다는 응답자의 69.9%는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고 답했고, 직장·학교 등에서 읽었다는 비율은 20.0%, 식당 등에서 봤다는 비율은 5.8%였다. 그런데 조사 장소는 가구로만 한정했다. 사무실이나 상점, 학교 등 영업장 방문 조사는 하지 않았다. 영업장에서 신문을 읽은 사람은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 4단체는 성명에서 “신문은 가정보다 영업장에서 보는 비율이 높은데도 영업장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반쪽짜리 조사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지역별 인구 대비 표본 샘플 비율도 논란이다. 언론 4단체는 “경기도 인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음에도 이번 조사에서 17개 시·도 중 경기도의 표본 샘플 비율이 0.06%(인구 1128만1387명/표본수 6876명)로 가장 낮은 반면, 세종시의 경우 0.39%로 가장 높았다”며 “표본 샘플 비율이 낮은 지역 매체의 열독률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지역신문은 조사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종이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 열독률에 집계되는 일도 벌어졌다. 언론 4단체는 “왜곡된 통계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부광고 집행은 효율적인 예산 배분을 저해한다”며 “응답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지역신문에 대한 차별이며 잘못된 조사방식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언론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중치로 수치를 보정한 과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구는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 주거행태에 따라, 개인은 지역·성별·나이에 따라 열독률 가중치가 부과됐는데, 산출 방식과 부여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 4단체는 “현행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제4조(홍보매체 선정) 제1항은 구독률, 열독률, 시청률 등의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참고자료가 아니라 집행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법률의 위임을 넘어선 부당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