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미크론 ‘대재앙’… 동네 병·의원 인프라 확충이 관건

신규 확진 사상 첫 1만명 넘어
세부지침·지원 ‘오리무중’ 혼선
사회 필수시설 운영 차질 막길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3012명 발생했다. 첫 1만명대를 넘기면서 오미크론 ‘대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감안하면 설연휴 하루 10만명, 최악의 경우 20만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뉴욕·런던·파리 등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후 한 달 뒤 정점을 찍었다. 당장 어제부터 광주, 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오미크론 대응단계’가 시작됐다. 신속항원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거나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첫날부터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9일부터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 검사가 가능하도록 방역체계를 바꾸고, 내달 3일부터는 전국 호흡기 전담 클리닉 및 지정 동네 병·의원으로 이를 확대하기로 했다. 준비부족으로 인한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속도에 비해 ‘굼벵이’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응체계 전환을 강조해왔지만 말뿐이었다. 동네 병·의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진료 체계를 확대하는 일은 방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참모회의에서 오미크론 대응체제의 신속 전환을 당부했지만 만시지탄이다.



코로나19 진찰·검사·치료를 떠안을 동네 병·의원은 비상이다. 대다수 의원이 소규모이거나 상가밀집 지역에 위치해 코로나19 환자와 호흡기 환자의 동선 분리가 어렵다. 정부 지침상 재택치료 관리기관이 되려면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지만 1인 의원 등 영세한 곳이 많아 규정 준수가 쉽지 않다. 이런데도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 가이드라인 등 세부지침은 오리무중이다. 인력, 의료수가 등 지원책은 감감무소식이다. 어제 김부겸 총리와 만난 서울 의료기관장들은 현장 인력과 공간 부족, 당직·수가체계 개선 필요성 등을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되돌아온 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뿐이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지나친 공포도 경계해야겠지만,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은 단순한 의료 체계 붕괴가 아니라 노동력 부족과 공장 가동 중단 등 사회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준다. 자칫 대규모 결근 사태로 인해 군·경찰·소방·행정 등 사회 필수시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지도 모른다. 지역별 재택 치료·의료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 오미크론 폭증세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