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금 당장 재선을 치른다면 당선될 수 있을까. AP통신이 공개한 지지율로 보면 패배가 확실하다. 이제 막 임기 1년이 지난 대통령의 성적표로서는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 1년간 평균 지지율은 48.9%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38.4%)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전하는 이유가 뭘까.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비서실장 리스크’도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진보 성향이 강한 론 클레인(61) 백악관 비서실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이미지를 희석하고 민주당 내부 결속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레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30여년간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한 측근 중 측근이다.
같은 당 소속으로 하원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와 갈등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10월 ‘바이든표 인프라 법안’의 하원 표결 과정에서 당내 중도파와 갈등이 있었다. 백악관은 적극 나서기 보다 ‘기다리기 전략’으로 의회 결정만 기다렸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클레인 비서실장이다. 한 소식통은 WP에 “결정적인 시기에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클레인 비서실장에게 불만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조 맨친 상원의원도 백악관 참모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맨친 의원은 지난달 2조2000억규모 복지·인프라 법안에 대해 “과도한 예산”이라며 상원 표결을 막기도 했다. WP는 맨친 의원 측근을 인용해 “이 불만은 클레인 비서실장에게 집중된 것”이라며 “(맨친 의원은)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진보적 정책을 펴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클레인 비서실장을 향한 비판이 대통령 당선 후 소통에서 ‘불통’으로 급변한 바이든의 스타일과 관련있다는 시각이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 비난을 대신 받는 화살받이’ 역할을 하는 게 숙명이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지 않다보니 비서실장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클레인 비서실장도 비판을 잘 아는 눈치다. 그는 WP에 “(나에게 비난이 집중되는 것도) 팀워크라고 생각한다”며 “일이 잘못될 때 맞서는 게 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 일”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는 더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고, 미국인과 교류하는 그의 특유의 모습을 더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