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30~50대, 尹 20·60대 ‘우위’… 극명히 갈린 세대 대결 [창간33 여론조사]

세대·지역별 후보 지지도

20대, 尹 30.7%·李 11.3%… 부동층 최다
40대, 52.6% 李 지지… 尹 20.5%에 압도
60대 이상선 尹 45.6%… 李에 2배 앞서

지지 이유, 국정 운영>정권 교체>공약 순
20대 47.8%·30대 40.5% “후보 바꿀 수도”

과거 대선과 달리 지역별 쏠림 현상 완화
탈진영·젠더 이슈 민감한 2030영향 큰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민심은 세대별로 선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0∼50대에서 우위를 보였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0대, 6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30대를 제외하면 각 세대의 선호 후보가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세대별 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기존 지역 구도는 세대별 분화의 영향으로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세계일보가 창간 33주년을 맞아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대 3명 중 1명은 윤 후보(30.7%)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11.3%로 10명 중 1명의 선택을 받았다. 윤 후보가 올해 초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선거대책본부로 개편한 뒤로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인상’ 등을 발표하며 청년 남성의 호응을 이끌어낸 결과로 보인다. 20대 남성은 특정 정치인에 대해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정치 참여 의식이 높아진 세대로 평가된다. 다만 20대의 35.3%는 ‘지지후보 없음·모름’이라고 답하며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양강 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로 나타난 세대는 30대가 유일했다.



다른 세대에서는 양강 후보 지지율의 격차가 최대 3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민주당의 강력한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에선 이 후보가 52.6%를 얻어 윤 후보(20.5%)를 압도했다. 50대에서도 이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윤 후보(45.6%)가 이 후보(28.6%)를 약 2배가량 앞섰다. 국민의당 안 후보는 20대(13.4%), 30대(16.5%), 40대(10.5%), 50대(13.1%), 60대 이상(8.5%)으로 모든 세대에서 1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세대별 차이는 ‘지지 이유’에서도 분명하게 갈렸다. 응답자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국정 운영을 잘 할 것 같아서”(36.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해서”(29.6%), “정책이나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9.4%), “다른 후보가 되는 것이 싫어서”(8.3%) 등이 뒤를 이었다. 이 후보 지지세가 높았던 30∼50대는 “국정 운영을 잘 할 것 같아서”를 1위 이유로 꼽은 반면, 윤 후보의 우세가 나타난 20대, 60대 이상에선 “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들의 75.5%는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고, 23.1%는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층의 계속 지지 여부는 비슷했다. 이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를 보면 81.4%가 “계속 지지한다”고 했고, 윤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80.7%가 “계속 지지한다”고 했다. 다만 20대와 30대에선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이 각각 47.8%, 40.5%에 달했다. 향후 이슈에 따라 이들 세대의 민심은 쉽게 출렁일 것으로 관측된다. 40대에선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이 20.1%였고 50대는 16.3%, 60대 이상은 10.4%였다.

역대 대선의 선거 구도였던 지역별 차이는 과거에 비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의 이 후보 지지율은 64.5%,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윤 후보 지지율은 각각 43.6%, 43.4%였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최고 90%,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에서 70% 지지율을 얻은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탈이념·탈진영 성향이 강하고 젠더 이슈에 민감한 2030세대의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서울에선 윤 후보(37.4%)가 이 후보(28.1%)를 앞섰고, 인천·경기에선 이 후보(34.8%)가 윤 후보(28.5%)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에선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었다.

 

◆조사 어떻게 했나 

 

세계일보 33주년 창간기념 여론조사는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에 의한 전화 면접조사(유선 14%·무선86%)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각각 518명(51.5%), 487명(48.5%)이다. 표본은 무선 전화면접의 경우 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유선 전화면접의 경우 유선 RDD 표본추출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오차범위 ±3.1%포인트(응답률 18.2%)다. 일부 백분율 합계는 99.9% 또는 100.1%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소수점 반올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체 결과 해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사는 넥스트리서치가 진행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