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 협상이 불발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보 토론이 아무 말 대 잔치일 수는 없다. 공부가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솔직히 인정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민생·외교 등 주제를 정해 1차 토론을 하고 이후에 무제한 자유토론을 하자는 쪽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성남FC 비리,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 이 후보 도덕성 검증을 위해서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토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자토론 형식부터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셈이다.
민주당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9일 오후 논평을 통해 “무질서한 토론 우기는 윤석열 후보, 정책토론 자신 없어서 네거티브 싸움만 하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조건 없는 양자토론은 바로 우리가 원하는 바지만 최소한의 형식도 없이 하고 싶은 말만 하자니 대통령 후보 토론이 아무 말 대잔치일 수는 없다”며 “공약발표 때마다 무시로 실수를 연발하더니 정책토론이 얼마나 두려우면 정책토론을 회피하려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렇게 정책토론이 자신 없고, 아직도 정책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다”라며 “아니면 여야 후보가 처음 만나 아무 말 대잔치, 네거티브 말싸움만 하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괜한 억지 부리지 말고 공부가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솔직히 인정하시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토론 형식과 주제에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TV토론실무협상단장 성일종 의원은 이날 협상이 결렬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자유토론을 통해서 마음껏 묻고 싶고 검증할 수 있는 것 정책에 대해서 서로 상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을 주제 제한 없이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 의원은 “주제가 제한되면 시간이 한정돼, 국민이 묻고 싶은 대장동·성남FC (의혹) 같은 것들을 (검증할) 시간이 아주 적다. 검증할 시간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민주당이 보인 것 같다”며 “경제도 하고 정치도 하고 국방도 하고, 그래서 대장동도 조금만 하자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를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고발 사주 물으면 어떠냐는데 물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양자토론은) 법정 토론회에 없는 것을 만들어서 국민 판단을 돕자는 거다”라고 말했다.
황상무 언론전략기획단장은 “경제를 주제로 한다면, 토론을 통해 경제의 각 분야를 깊이 있게 하자는 주장인데, 민주당은 물가와 부동산, 일자리, 성장을 나눠서 하자는 입장”이라며 “깊이 있는 토론을 위해 그건 후보들에게 맡기자 했는데 절대로 응할 수 없다고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