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은 전시컨벤션센터 대구 엑스코가 오는 5월 세계가스총회 개최를 앞두고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2일 엑스코에 따르면 ‘새로운 트렌드와 미래가치를 선도하는 글로벌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플랫폼’을 비전으로 한 새로운 경영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새로 지은 엑스코 동관 전시장(제2전시장)의 조기 정착과 함께 올해 세계가스총회 개최 이후를 바라보고 지역 마이스 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이를 위해 엑스코는 오프라인 전시회의 한계를 보완하고, 온라인 전시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전시’ 개최 등 주력 전시회의 ‘리빌딩’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한편 신규 사업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성장 동력 창출에 보탬이 되는 전략을 수립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로봇테스트필드를 유치함에 따라 올해 열리는 ‘국제로봇산업전’은 기계산업대전(국제자동화기기전·부품소재산업전·국제로봇산업전)을 대표하는 주력 전시회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관련 전시회인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엑스포’는 메타버스 등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는 전시회로 전문성을 높이고, AI(인공지능) 전시회를 별도로 론칭해 산업 분야의 발전 방향을 선도할 예정이다. 의료기기 전문 전시회인 ‘메디엑스포’에 ‘첨단의료 및 의료기기전’을 신규로 론칭해 개최한다. 이밖에 공연·예술 문화 확대를 위해 국내 유일의 악기 전시회인 ‘국제악기 및 음향기기 박람회’와 경북 동해안 해양수산자원 활성화와 산업을 선도할 ‘국제해양수산엑스포’를 신규로 마련한다.
◆전시장 가동률 60% 근접 등 성과
엑스코는 지난해 4월 1만5000㎡ 규모의 동관 전시장을 개관해 전시 면적 3만㎡ 전시장으로 재탄생하며 대형 전시컨벤션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시장 확장 이전인 2019년 64건의 전시회로 가동률 60%를 달성한 엑스코는 지난해 80건 이상의 전시회가 열렸다. 풀가동하는 올해는 3만㎡ 전시장에 110건 이상의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전시장 가동률 60%에 근접하게 된다. 이 같은 가동률은 전국에서 신축하거나 확장한 전시장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성과다. 전시회를 준비하고 철거하는 기간이 소요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가동률 60%는 사실상 100% 풀가동과 마찬가지다. 엑스코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부터 오프라인 전시회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전시회 전환을 준비한 바 있다.
‘엑스코 TV(유튜브 채널)’이 대표적인 사례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행사를 생중계하면서 미처 행사장을 방문하지 못한 사람들이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19년 12월 고작 30명의 구독자로 시작한 ‘엑스코 TV’는 최근 1만63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전시컨벤션업계 인플루언서로 급성장했다. 현재까지 295개의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지난달부터는 4000시간 이상의 콘텐츠 시청시간을 넘겨야 가능한 광고까지 붙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또 취업준비생을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시컨벤션시설을 채용시험장으로 제공해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취업의 문도 열어주고 있다.
◆코로나 딛고 세계가스총회 준비 ‘착착’
대구 엑스코는 오는 5월 열리는 세계가스총회를 대비한 대규모 시설보강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엑스코 측은 세계가스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전시장의 시설 확충과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국비와 시비 등 19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7월부터 시설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엑스코는 동관과 서관 전시장을 잇는 연결통로를 최대 6m로 확장하는 공사와 ‘케이터링(음식 서비스)’을 위한 주방 확장 공사는 이미 완료했다. 야외 옥상인 동관 전시장 2층과 3층, 엑스코 사무공간인 서관 5층 사무실에 총 40개의 기업 면담장 공사도 완료 단계에 있다. 외부로 노출된 야외 공간 24m에는 ‘캐노피(지붕처럼 돌출된 덮개)’를 설치해 참관객들이 편리하게 동관과 서관 전시장을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세계가스총회를 대비해 서관 전시장의 보일러와 공조기 등을 새로 교체해 안전한 환경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데 이어 10년 이상 된 서관 전시장의 조명뿐 아니라 로비공간, 회의실 조명도 최신 LED 조명으로 바꿔 쾌적한 환경에서 행사가 열리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 동관 전시장 엘리베이터는 3층 기업 면담장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증축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엑스코 관계자는 “시설보강공사를 통해 세계가스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기반 시설이 확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월 23~27일 5일간 엑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가스총회’는 전 세계 90개국, 350여개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1만2000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하는 등 세계 3대 에너지 분야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고효율·일하는 조직 변화… 역대 최대 300억 매출 도전”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겠습니다.”
서장은 엑스코 사장은 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과 함께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 취임한 그는 고객 관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엑스코가 ‘고효율 사업구조·일하는 조직’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직원들은 급여 삭감과 직책 수당 반납, 부분 휴업 등으로 인해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서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는 게 회사 안팎의 설명이다.
서 사장은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형 실내전시장을 기업 채용과 국가자격증 시험장으로 활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모두 50여 차례 3만여명이 채용시험을 치렀다. 그는 “수익성이 (거의) 없지만 시험장으로 활용한 덕택에 지난해 전국 전시관 중 가장 높은 가동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전시회 유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대구·경북과 중앙정부 등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대한민국 전기산업엑스포’를 비롯해 ‘국제철강 및 비철금속산업전’, ‘안전산업뉴딜대전’ 등 3건의 신규 전시회를 론칭하는 등 엑스코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신사업 창출을 끌어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제 전시회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서 사장은 “인공지능(AI) 분야 성장에 주목해 올해 ‘대한민국 AI 전시회’ 개최를 목표로 수도권 PEO(전시주최사)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올해 5월 세계가스총회 이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추세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대구시, 경북도와 함께 관련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전시회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