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사표 방지 심리 저지선으로 불리는 지지율 20% 돌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해 들어 10% 후반대를 넘나들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정체 국면에 접어들며 일부 조사에선 한 자릿수까지 내려앉았다. 안 후보는 가족과 함께 공개 활동에 나서는 등 거대 양당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며 지지세 확장에 부심하고 있다.
안 후보는 3일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비호감과 자격 미달의 끝판왕을 보여주는데도, 누군가가 ‘묻지 마 투표’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국민 학대’”라며 자신을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뜻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서면 모두발언에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선 후 공약을 변경할 것 같은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두 기득권 양당 후보가 40% 초반의 응답률로 나란히 1, 2등을 차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거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양당 후보의 네거티브전이 과열돼 안 후보가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은) 윤 후보나 이 후보나 함량 미달로 정말 아닌데 안 후보를 선택했을 때 결과가 승리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아직은 들지 않는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며 “20%만 넘겨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지지율 20%를 돌파하면 3자 필승구도까지도 가능하다는 말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권 원내대표는 “예, 필승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제3지대 후보로서 지지세 확장을 노릴 수 있는 마지노선이 지지율 20%대라고 보고, 이를 시급히 도달해야 할 목표로 삼겠다는 뜻이다.
최근 안 후보는 가족들의 공개 활동을 통해 ‘가족 리스크’가 없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안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안설희 박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광화문역 앞에서 50분 정도 출근길 인사를 했다. 김 교수와 설희씨는 흰색 패딩에 주황색 목도리를 두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등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이후 두 사람은 다문화가정 ‘크리스 이슈(Kris Issue)’를 방문해 이주민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