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국민의힘이 대장동 사업을 기획하고 개발을 진행한 게 아니잖느냐”며 “여기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3사(KBS·MBC·SBS) 합동 TV토론회에서 자신의 주도권 토론 첫 질문으로 이 후보에게 이 같이 물었다. 앞서 이 후보는 토론회 초반 윤 후보의 거듭된 대장동 의혹 공세에 ‘국민의힘이 개발이익 환수를 막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질문을 받자 “토론도 그렇고, 국가경영도 규칙이 중요하다”며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저한테도 (설명할) 기회를 주셔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간단히 말하면 사업구역 내에서 확보한 건 5500억원이 훨씬 넘고, 그것 외에 추가로 한 게 5800억원이고. 국민의힘이 막지 않았으면 성남시가 100% 공공개발을 할 수 있었는데 국민의힘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막을 게 없고, 시장이 한 것”이라며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주장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또 이 후보가 지난해 대장동 사업을 자신이 설계했다고 밝힌 일도 꺼내들면서 “도대체 입장이 뭐냐”고 재차 압박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분명한 건 성남시가 공공개발을 못 하게 막았던 국민의힘, 또는 윤 후보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제가 묻는 건 어떻게 김씨 등 대장동 관련자들에게 1조원 가까이 이익을 주는 사업을 설계했느냐는 것”이라며 “그들이 마음대로 시장을 제치고 (사업을) 만들어서 기소된 것이냐, 아니면 시장 시절 사업 위험성이 높아서 리스크(위험)는 없지만 남는 수익을 다 먹을 수 있게 설계해준 것이냐고 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갑자기 “후보님은 이런 거 생각해봤느냐”며 “(검사 시절) 저축은행대출비리 사건을 왜 봐줬나, 우연히 김씨 누나가 (윤 후보) 아버지 집을 사줬을까, ‘내가 입만 벙긋하면 윤석열이는 죽는다’ 이런 말은 왜 하겠나”라는 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화제를 돌렸다. 윤 후보가 “제 질문에 다른 걸 말하는 것을 보니 여기에는 답을 못 하는 거냐”고 묻자 이 후보는 “여긴 특검(특별검사)를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들의 토론을 지켜보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장동 의혹의) 본질은 1조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거들었다.
선거를 34일 앞두고 주요 후보 4인이 처음으로 모두 참여한 이날 토론은 극심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선판을 뒤흔들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행은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