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안보정책 4인 4색 대비 李·尹 대장동 충돌 아쉬움 남아 3회인 TV 토론 횟수 더 늘려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어제 밤 TV토론에서 맞붙었다. 투표일이 34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주요 후보 4인이 참여하는 첫 TV 토론이었다.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이, 윤 후보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고, 안, 심 후보는 양강 후보를 동시에 때리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어제 토론에서 네 명의 후보들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네거티브는 자제하고 정책 대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발전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네 후보는 저마다 차별화한 부동산 정책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손볼 부동산 정책으로 이 후보는 “공급 확대”, 윤 후보는 “대출 규제 완화”를 꼽았다. 안 후보는 “주택가격 안정”, 심 후보는 “집값 하향 안정화”라고 밝혔다. 당선될 경우 만날 주변 강대국 정상들의 ‘우선 순위’를 두고도 뚜렷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4인 4색의 정책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연금개혁 공동선언에 대해 네 후보가 의견일치를 본 것은 가시적인 성과로 꼽을 만하다. 안 후보가 “국민연금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고 공동 선언하는 게 어떤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좋은 의견”이라고 화답했다. 윤 후보도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고 공감했다. 그러나 연금개혁 문제가 워낙 민감한 문제인 탓인지 안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는 구체적인 각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앞으로 추가 진행될 TV토론에서 각 후보가 좀 더 다듬어진 정책과 비전을 들고 나오길 기대한다.
대장동 사건을 놓고 상당 시간 재탕, 삼탕의 공방을 벌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며 포문을 먼저 열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런 얘기를 다시 하며 시간 낭비하기보다는 가능하면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어떨까 싶다”고 응수했다. 윤 후보가 “제 질문에 대해서 자꾸 다른 대답을 하신다”라고 하자 이 후보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생방송 TV 토론회는 후보자와 유권자 간 최적의 소통 수단이다. 고비용·저효율의 낡은 선거 풍토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번 대선의 경우 21일, 25일, 3월 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간 TV 생방송 토론이 예정돼 있다. 유권자들의 직접 검증 기회를 넓히는 차원에서 후보 법정 토론회 횟수를 좀 더 늘리는 방안을 선관위와 각 정당은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