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사이의 단일화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석동현 상임특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처절한 열망을 생각한다면 윤후보는 지금 대통령직 외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도 괜찮다”며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지금도 늦었다.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당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40년 지기이자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석 상임특보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대세인 것은 맞다”면서도 “윤 후보는 반드시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 하루라도 먼저 안 후보에게 다가가 함께 가자고, 공동정부를 꾸려가자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안 후보)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상처 입은 채로 힘 빠져서 기어오기를 기다리면 안 된다”며 “그런 계산은 후보들 본인보다 자기 몫을 지키겠다는 참모들의 선거공학일 순 있어도 두 후보의 지지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힘이 배가되는 단일화에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고 말했다.
석 상임특보는 과거 DJP 연합을 거론하며 “과거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씨를, JP를 붙잡지 않아 DJP연합으로 실패할 때 이회창 후보의 여론지지율은 지금 윤 후보보다 더 높았다고 한다. 그만큼 더 대세였지만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대로다”고 소개했다.
윤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 이는 아직 섣부른 자신감이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정권교체라는 목표 하나로 이 대선이 치러지고 있지만, 정작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굳건히 지키면서 역대 최고 지지율로 임기를 마칠 전망이다. 정권교체 민심이 52%인데 윤석열 후보 지지도가 38%라는 사실은 정권교체의 민심을 오롯이 담을만한 결집이 아직 어렵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만약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고, 막판에 극적으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가”라며 “지금부터라도 대선 모드를 후보 단일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후보입니다. 안 후보의 4차산업 시대 리더십과 그동안 닦아온 과학, 경제에 대한 미래 청사진들은, 윤 후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최적의 보완재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윤 후보와 당내에서는 안 후보와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도 이길 수 있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동원과 공금 횡령 의혹 등이 이 후보의 악재가 되면서 윤 후보가 반사 이익을 보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예전까지는 지지율 10%를 상회하는 조사들도 많았지만 이제 아래로 내려간 조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보수 지지층은 안 후보에게서 우리가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보고 있고 오히려 안 후보에게 남아 있는 것이 단일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산술적으로 저희와 합쳐지기 어려운 그런 어떤 사실 이재명 후보와 더 성향이 가까운 표들이 아니겠냐고 저희는 의심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에서는 여의도연구소 조사와 최근 여론조사 다자구도 조사를 근거로 5%포인트 격차의 승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윤 의원은 “본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조직의 힘은 위태로운 수준이다. 민주당은 180석의 국회의원에 지자체장, 지방의원을 싹쓸이한 상태로 풀뿌리 조직에서 국민의힘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여론조사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조직력의 차이는 본선에 가서야 드러날 것이다. 이 후보를 선택할 ‘샤이 진보층’도 3~5% 정도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