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선학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감염병 대응에 취약한 저개발국가의 백신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께 수상자로 오른 사라 길버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공적을 세웠다면,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구성해 백신이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팬데믹 사태 속에 코백스가 이룬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역설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연대와 화합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다음 팬데믹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오로지 인류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만이 글로벌 위기의 솔루션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코백스 퍼실리티를 구성해 지난해 2월부터 144개국에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 한국도 지난해 2월 코백스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급받았다.
2000년 설립된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전 세계 백신 접종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지금까지 전 세계 어린이의 절반가량인 8억200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지원했다. DPT 백신의 접종률은 2000년까지 59%에 불과했는데, 세계백신면역연합 출범 이후 81%까지 증가해 73개국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사망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
코백스는 올해 말까지 4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 사재기를 위해 더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하면서 코백스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이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해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나서면 백신 불평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최고경영자(CEO)는 “코백스 공급 물량의 90%가 전액 적립금을 이용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돼 자랑스럽다”면서도 “백신 불평등을 해결하고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