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 연결하는 끈과 같은 결합조직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족저(발바닥) 근막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유명 축구클럽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도 이 병을 앓으면서 지난 2015년 월드컵 예선에 불참한 바 있다.
이 병은 중년에 흔히 나타나며, 자고 일어나거나 앉았다 일어서면 해당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심한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키높이 구두․하이힐 등 굽 높은 신발, 샌들이나 슬리퍼 등 쿠션 없는 신발을 신고 다녀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0년 8만9000여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7만6000여명까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야외활동이 줄어든 탓에 2020년에는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25만명으로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족저근막염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염려’ 때문이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등산이나 조깅, 혹은 배드민턴 등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운동 대부분이 발을 사용하다보니 족저근막염 환자도 따라서 많아지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은 주로 중년에게서 나타난다. 이미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다보니 손상이 가는 것인데, 뼈보다는 인대나 근막 등이 더 쉽게 다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족저근막염을 그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생긴 통증’ 쯤으로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는 운동의 훈장 같은 근육통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을 해서 생기는 근육통과 족저근막염의 통증은 엄연히 다르다.
연세건우병원 최홍준 원장은 “족저근막염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딛는 순간 나타나는 심한 통증이 있거나,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서있을 때 뻣뻣한 느낌과 통증이 나타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일정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늦은 오후에 통증이 다시 심해지기도 한다”면서 “사람별로 개인차가 있지만, 발꿈치나 발꿈치의 옆쪽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앞서의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가 내 병명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 원장은 “초기에 발견한다면 약물 치료등 보존적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상태가 심각하면 수술에까지 이를 수 있다”라며 “수술을 할 경우 절개 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퇴행성 변화로 인한 족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발 근육이나 발목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다양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매일하는 게 좋다”면서 “엄지발가락을 위아래로 올렸다가 내리는 운동 같은 경우에는 책상에 앉아 업무 중이나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할 수 있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으로 집어 들어 올리는 동작도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익숙해지면 수건 위에 무거운 물건을 놓고 발가락으로 짚어 올려서 강도를 높여가는 게 필요하다. 계단에 발을 반쯤 걸친 후, 발바닥과 장딴지 당김이 느껴질 때까지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리는 스트레칭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