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신경전… 이준석 “가당치않아” 권은희 “가능성 0%”

尹-安 야권 단일화 험로 예고
이준석 “여론조사 방식 안 돼”
단일화 효과에도 부정적 전망
安측 “‘닥치고 尹’ 정해 놓고”
양당 단일화 물밑접촉도 부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문제를 놓고 양당이 8일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전날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한 미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것과 달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이날 나란히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일화에 선을 긋고 나섰다.

 

이 대표는 오전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소위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의미한다”며 “안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세인 반면, 윤 후보는 다자구도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저희는 안 후보 측과 직접 소통하고 있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편으로는 “이번 주말이 지나면 사실상 선거 모드에 돌입한다. 상당한 비용 지출과 더불어 선거에 참여한 다음에 빠지는 건 어렵다”면서 “이번 주 금요일(11일) 이전에, 주말 이전에 (안 후보가)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안 후보 측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야권 단일화의 효과에 대해 “지금 안 후보가 가진 지지율은 보수 성향과 약간 거리가 있을 수 있는, 단일화라는 절차를 통해 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우리 후보에게 그대로 오롯이 편입되기는 어려운 지지율 아니냐”는 말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쥐뿔도 없는데 반사이익으로 제1야당(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높다. 이 대표도 어쩌다 대표가 됐다’고 한 걸 두곤 “원래 국민의당 분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그렇고 다급해지면 막말을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자료사진

국민의당 권 원내대표는 오전에 CBS라디오에 나와 윤,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0%”라고 단언했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사이 물밑접촉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우리끼리 조용히 만나서 얘기 좀 나누자는 제안을 해도 안 후보는 안 만날 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네”라고 답한 뒤,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지금 윤 후보나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건 ‘닥치고 윤석열로 무조건 정권교체’인데, 그런 답을 정해놓고 만나자고 하면 ‘더 좋은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를 주장하는 안 후보가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