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정치 바꾸려면 힘 있어야… 소수 의석으론 할 수 없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인터뷰

“공정한 나라, 정치 개혁이 첫걸음
진영주의는 국익·국민 복리 해쳐
단일화 관련 모든 가능성 열려 있어
대중외교, 안보만 치우쳐선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정치 체제를 바꾸려면 의지와 힘이 있어야 한다. 국회 소수 의석으로는 정치개혁을 할 수 없다”며 “진정한 의미의 국민내각, 통합정부를 통한 정치교체는 이재명정부만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여당 내 제기되는 국민의당 안철수 또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의 연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치란 그야말로 생물이다.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수단으로의 정치세력 교체가 만약 더 나쁜 결과를 낳는다면, 그건 교체 자체가 갖는 의미보다 손실이 더 큰 선택이 된다. 정치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거대 양당 독점체제 해체를 선언하며 “집권한다면 진영과 관계없이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겠다”고 했다. 특히 “헌법이 정한 책임총리제라도 제대로 시행하자”면서 “국회나 국민이 추천하는 방식의 총리를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정치세력들이 국민의 뜻에 따라 작은 차이를 넘어 협력하는 것, 진영 차이를 넘어 유능한 인재가 일할 기회를 갖게 하는 건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와 공통적인 가치를 묻는 질문에 “같은 점이 꽤 많다. 양당 독점체제가 진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일치한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가 동종교배가 아닌 이종교배를 정말 원활하게 해야 된다. 좀 달라야 시너지가 있다. 같은 색끼리 ‘우리끼리 잘해보자’라는 건 점점 더 옹색해지고 진영주의가 작동하게 되고, 결국 국익과 국민복리를 해친다. 그런 점이 거의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양당 독점체제 안에 있는, 그러나 비주류적 인사라서 가끔 내부 충돌이 발생한다”며 “제가 (서울 종로 재보궐선거) 공천하지 말자는 것도 비슷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서상배 선임기자

이 후보는 일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반중 감정과 관련해 “이를 자극하고 적대감을 이용해 득표하는 것은 사실 극우포퓰리즘 초기 단계”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반중 감정은) 중국의 문화공정·역사공정에서 시작됐고, 그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과도한 경제제재로 악화됐다. 이를 우리가 부인할 필요는 없다”며 “문제는 지적하되,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유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외교 방향에 대해선 “안보의 토대 위에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가의 중요 역할이다. 한쪽만 하고 한쪽을 포기하는 건 극단적이고 무능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규모 추경안 추진으로 국채 비율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에 대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국채 비율을 유지하면 문제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