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뒤끝? 日 언론 “韓 선수들만 베이징 선수촌 음식 ‘맛없다’ 불만”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스켈레톤 대표팀이 찍은 현지 식단. SNS 캡처

 

일본 언론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 내 음식에 대한 불만을 가진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일본 선수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 아에라는 “올림픽 선수촌 식사에 대해 한국 선수단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 선수단은 맛있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음식에 불만은 없다. 메뉴의 종류도 많고 식사도 맛있다. 체중 조절을 위해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는 일본 선수의 평가를 소개했다.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정재원이 선수촌 식사에 대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많이 비교된다. 선수촌 식당 음식은 별로 맛있지 않다. 베이징에 도착한 날 저녁에 선수촌 식당을 방문한 뒤 한 번도 안 갔다”고 한 발언을 언급했다. 또한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고기만 거창하게 깔렸는데 정작 실속은 없다. 중국인들이 요리를 못 하는 것 같다”며 ‘최악’이라고 말한 것 등을 덧붙이며 한국 선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 매체는 현지에서 취재하는 일본 기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 대표선수들에게 물으니 중식, 아시아 요리, 피자, 파스타, 샐러드 등 메뉴가 100가지 이상이고 맛도 좋다고 한다”며 “보도진은 미디어 센터에서 밥을 먹고 있지만, 맛에는 문제가 없다. 다소 비쌀 뿐”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선수촌 식사에 대해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 선수단으로부터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의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선수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호텔에 급식지원센터를 차리고 선수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에도 후쿠시마산 재료의 방사능 오염 우려를 주장하며 별도의 급식시설을 만들어 자국 선수단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대표팀 발레리아 바스네초바 인스타그램 캡처

 

아울러 한 일본 스포츠신문 기자의 말을 빌려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을 이유로 대더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선수촌 음식이 맛없다는 이유로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 자국 선수들에게 도시락을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말미 매체는 “미각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라며 “베이징 선수촌에서 요리를 만드는 조리사들은 (한국 측 반응을 보며) 복잡한 심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자칫 한국 선수들만 유독 베이징 선수촌의 음식을 불평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앞서 한국 선수단 외 다른 나라 선수단도 베이징 올림픽 격리호텔 및 선수촌 식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지난 5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대표팀 발레리아 바스네초바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배가 아프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모든 것이 그저 끝났으면 좋겠다”며 “매일 울고 있다. 너무 힘들다”고 언급했다.

 

이어 “배가 너무 고파서 고기 대신 기름 덩어리를 모두 먹어야 했다”며 “몸무게가 줄면서 뼈가 드러나고 있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독일 알파인스키 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슈바이거 코치 또한 “(경기장에서) 제공되는 음식들의 수준이 매우 의심스럽다.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다”라며 “따뜻한 음식이 없다. 과자와 견과류, 초콜릿만 있고 다른 것은 없다”고 당혹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면서 “올림픽조직위원회 차원에서 따뜻한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높은 기량을 선보여야 하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급식지원센터가 한국 선수들에 제공하는 한식 도시락. 대한체육회 제공

 

한편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선수촌에서 15분가량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베이징 선 팰리스 호텔에서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진천선수촌의 영양사 등 조리인력 14명을 파견해 선수들을 위한 한식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에도 직접 만든 도시락을 선수들에게 배달했다. 당시 도쿄올림픽 선수촌 식당에서는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사용한 식단을 운영해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