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달리는데…尹 ‘단일화 담판’ 제안할까?

이준석 필두로 하는 그룹 "尹 지지율 추세 상승세인 게 중요"…단일화에 선 그어 /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보다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서는 것도 '단일화 불가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져 / 단일화 필수라는 그룹 "안정적인 정권교체 위해서는 안 후보와 손 잡아야"…실현 가능성에 이목 집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설 경우 '후보간 담판'으로 매듭짓겠다고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과 뉴스1에 따르면 윤 후보의 후보간 '단일화 담판'이 성사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며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단일화 '담판'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다는 게 그를 둘러싼 주변 인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직은 '단일화 담판'에 나설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는 설 연휴 후 시행된 여론조사 업체들의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후보와의 격차는 대부분 오차범위 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의 해석은 엇갈린다. 이준석 당대표를 필두로 하는 그룹은 윤 후보의 지지율 추세가 상승세인 것이 중요하다며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보다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서는 것도 '단일화 불가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단일화가 필수라는 그룹에서는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안 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일 후보와 이 후보간 여론조사상 양자 구도에서는 단일 후보가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이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양자구도 조사에서 일관된 흐름이다.

 

원로 정치인들과 시민사회 등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두 후보간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목소리는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인데,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여러 의견을 듣겠지만 그렇다고 특정 의견에 압박을 받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당 안팎에서의 '단일화' 요구가 판단의 절대적인 요소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선다면 이는 어느 정도 분명한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6월말 정치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윤 후보의 '담판' 또는 '결단' 사례를 되짚어봐도 측근들의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인 이 대표와 겪었던 두 번의 '갈등' 봉합 과정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말~12월초, 연말~연초에 '선대위 인적 쇄신'을 두고 이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두 번의 충돌에서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은 비슷했다. 윤 후보는 갈등 초반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당뿐만 아니라 본인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대표를 찾아 '담판'을 벌이며 위기를 타개했다.

 

지난해 12월3일 '울산 회동'과 지난 1월6일 '의총 봉합'은 그 결과물이다.

 

윤 후보가 보여줬던 '결단'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월3일 선대위 해체를 요구하자, 윤 후보는 예상을 뒤엎고 김 전 위원장과 결별하는 파격적인 개편안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서거나 '결단'을 내린 상황이 위기 국면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였던 셈이다.

 

이를 '후보 단일화'에 대입하면 측근들의 말대로 윤 후보가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당 소속 의원 과반이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하나, 윤 후보가 안 후보를 만나 무엇을 '딜'할 가능성도 없을뿐더러 안 후보 측에서도 "무엇을 제안할 일은 없다"며 완고한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모델'을 언급하나,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 20% 초중반으로 단일화 시 '1강'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명분이 충분했다.

 

당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대선을 한달여 앞둔 같은해 11월23일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문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현재 윤 후보는 40% 안팎, 안 후보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윤 후보가 어떤 것을 제안해야 하나, 안 후보가 그 제안을 받을 것인가' 등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모를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