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톱5’… 男 피겨 새 역사 썼다

한국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처음
남자 싱글 282.38점 역대 최고
점프실수에도 클린연기로 갈채

쇼트트랙 11일 女1000m 金도전
새처럼 훨훨∼ 차준환이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5위에 올라 한국 남자 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베이징=연합뉴스

차준환(21·고려대)이 아쉬운 점프 실수에도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사상 최초로 올림픽 ‘톱5’에 진입하는 쾌거를 일궜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점프 실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연기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았다. 이로써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2.38점을 받은 차준환은 네이선 첸(미국·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 하뉴 유즈루(283.21점·이상 일본)에 이어 전체 5위로 이번 대회 경기를 마쳤다.

 

한국 남자 피겨로선 전인미답의 성과다. 한국이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과 2014 소치 대회 은메달을 딴 김연아 이후 차준환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전 남자 싱글 최고 성적은 2018 평창 대회에서 차준환이 기록했던 15위로, 스스로 본인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새 역사를 썼다. 아울러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본인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도 함께 넘어섰다.

 

24명의 출전 선수 중 21번째로 은반에 올라 자코모 푸치니의 투란도트(Turandot)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차준환은 준비한 두 차례 4회전 점프 중 첫 번째 과제였던 쿼드러플 토루프를 시도하다 앞으로 넘어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차준환이 10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며 일곱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내 두 번째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으로 연기하며 안정감을 찾았고, 이후 모든 과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점프 실수로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였던 성적이 최종 5위로 한 단계 내려갔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이 돋보였다.

차준환이 10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링크를 나오며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표팀은 지난 9일 황대헌(23·강원도청)의 첫 금메달로 답답함을 털어낸 데 이어 이날 선전을 펼친 차준환의 기세를 받아 11일 여자 1000m에서 두 번째 금빛 질주에 나선다. 지난 9일 열린 예선을 통과해 준준결승에 진출한 여자부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과 이유빈(21·연세대)이 출격해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유럽 강자들과 홈텃세를 등에 업은 중국 선수들을 물리치고 추가 메달을 노린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