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뛰어든 문 대통령… “尹, 근거없는 적폐몰이 사과하라”

“현정부 수사대상 몰아 강력 분노”
현직 대통령, 野 후보 이례적 비판
尹 “정치 보복 없어… 법따라 처리”

대선 27일 앞두고 정면충돌 양상
초접전 선거 구도 큰 영향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이른바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 발언에 대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27일 남겨둔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이 야당 대선 후보를 직접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윤 후보는 이에 “정치보복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야당 후보 직격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대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가)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9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일 윤 후보 발언에 참모진 회의를 거쳐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을 냈는데, 이날엔 직접 문 대통령이 나섰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오전 공개된 연합뉴스와 세계 7대 통신사(AFP·AP·EFE·교도통신·로이터·타스·신화통신) 간 서면 인터뷰에서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지금 선거국면에서도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대립하며 분열하는 양상이 크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서면 인터뷰가 윤 후보 인터뷰 전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의 윤 후보 비판 발언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아무리 선거 시기라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겨서는 통합의 정치로 갈 수 없다”며 “한국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청년층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 사진. 뉴시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반발하면서도 정치보복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며 “제가 이걸 확실하게 하기 위해 (당선되면)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말씀을 지난여름부터 드려왔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선거 개입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게 관례인데,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윤 후보의) 발언을 굉장히 발끈하면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 발언이 정치보복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의 정책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복이 아니라 통합의 길로 가시길 진심으로 권유 드린다”며 “후보가 정치보복을 사실상 공언하는 건 본 일이 없다. 보복 또는 증오, 갈등, 분열이 우리 사회를 정말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