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일 기차를 타고 보수의 '불모지'인 호남 곳곳을 방문하며 지역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호남이 '진보 텃밭'임에도 지역경제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호남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그런 윤 후보를 환대하며 최근 달라진 호남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뉴스1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이준석 당 대표와 전북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 등과 함께 정책·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에 올라 전북 전주와 남원, 전남 순천과 여수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전주역을 처음 찾은 윤 후보는 지지 시민 100여명 앞에 빨간 바람개비를 들고 서서 "전북의 능력과 에너지를 모아 이제는 전북의 산업과 경제를 비약적으로 키워야할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직속 새만금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새만금을 국제투자지흥지구로 지정하고, 전주·김천 철도와 전주·대구 고속도로를 지어 동서횡단축을 건설하는 내용 등의 '전북 8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가 새만금 공항 찬반논의를 두고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깨달았다. (새만금 공항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외치자 시민 사이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윤 후보는 "호남은 특정정당이 수십년을 장악해 오면서 좋은 말을 많이 해왔는데, 그래서 된 것이 한 가지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 호남인들께서 누가 더 정직하고 누가 더 실천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이어 남원역을 찾은 윤 후보는 "정부를 맡게 되면 영·호남 따로 없이 호남에서도 더이상 전북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자유민주주의 정신으로 국민통합을 이룰 것"이라며 "전북과 남원 전부 우리나라 발전에 조금도 뒤쳐지지 않고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윤 후보는 이어 남원 춘향골공설시장을 찾아 황태포와 가오리, 오징어를 구매하며 지역민들과 밀착행보를 이어갔다. 지역 주민들은 그런 윤 후보를 환영하며 이전과 달라진 호남민심을 드러냈다.
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70대)는 "윤 후보로 정권교체가 됐으면 좋겠다"며 "윤석열이 대통령이 대서 이 시장을 살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장을 보던 최모씨(77)는 "호남에서 국민의힘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호남을 살려줄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향한 거리감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윤 후보가 이날 남원 만인의총을 참배하러 간 자리에서 5명 남짓한 시민들은 "정치보복 망언 규탄한다" "정치검찰없는 검찰개혁" 등의 피켓을 들고 윤 후보 방문을 항의했다. 한때 이들과 윤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후보가 순천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등장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호남 인재 탕평인사' '4차산업혁명 공단' 등 호남에 기적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고, 윤 후보는 미소를 머금고 주먹 쥔 오른손을 번쩍 들며 이에 화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여천NCC 공장 폭발사고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윤 후보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손을 맞잡고 "야당으로서 수사가 제대로 되는지 지켜보겠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