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감이 커지는 가운데 요즘 나오는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물가 관련 지표 추이다.
한국은행은 13일 발표한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5%, 1.8%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물가상승압력이 근원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도는 근원품목의 수는 올해 1월 150개로 1년 전(67개)의 두배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1월 기준 근원인플레이션은 1년 전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근원품목 내에서도 특히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외식물가 오름세가 예년 수준을 큰폭으로 상회하고 있고,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오강현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최근의 물가상승 확산세는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이나 2011년과 비교해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면서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져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 물가상승 압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4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지난해 11월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0%)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작년 물가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이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그렇다면 2% 중후반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원자재 공급 차질 사태가 불거진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