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시간 촉박해 결렬 우려도…결국 남은 건 尹·安 담판?

“지금은 통큰 단일화가 필요”…후보들 간 전격 만남 이뤄지면 ‘화끈한 담판’ 이뤄질 수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제안한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에 대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후보가 담판으로 단일화를 결정짓는 방식을 압박하고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총리와 일부 내각 임명권을 가지는 김대중·김종필(DJP)연대와 국민의당에 지방선거 공천권 부여 등이 담판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대선까지 물리적 시간이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데다, 단일화 룰 협상 과정에서 국민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윤석열 후보가 제시한 '담판' 형식이 현 시점에는 가장 부합하다는 게 국민의힘 선대본 측의 입장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14일 선대본 회의에서 "지금은 통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로 (단일화)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본부장은 "윤 후보도 방식에 대해 아쉽다고 한 걸로 짐작한다"며 사실상 윤 후보 역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 "아직까지 실무진끼리 오가는 건 특별히 없고, 협상팀도 없다"고 해 단일화 룰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이 국민경선 방식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데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4자 대결에서는 10%선에 불과해 윤 후보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박빙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로 단일화 되는 걸 경계하는 민주당과 여권 지지층이 '역선택'을 조장할 수 있어서다.

 

권 본부장이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 말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바라는 시나리오"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안 후보에게 실리를 안겨주고 양보를 설득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

 

'당선이 목표'라며 단일화를 거부했던 안 후보 스스로가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라고 밝혀 단일화의 '명분'은 갖춰진 만큼 안 후보에 단일화에 따른 '실리'를 보장해주는 방식이라면 굳이 국민경선을 치르지 않고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쪽이다.

 

안 후보가 완주를 고집할 때 윤 후보가 한 인터뷰에서 'DJP연합'을 모델로 한 '제2의 DJP연합'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제2의 DJP연합'은 윤석열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초대 총리에 안 후보를 임명하고 과학 관련 부처 등에 장관 임명권까지는 주는 방식이다.

 

국민의당 몫 공천 약속도 국민의힘에서 제시할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 합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합당 협상을 거쳤고, 불발 되면서 서로 생채기만 난 데다 흡수 합당의 경우 국민의당 몫 공천은 기대할 수 없어서다.

 

윤 후보는 "서로 신뢰가 있다면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한 바 있다. 두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면 윤 후보 측에서 이같은 파격 제안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런(DJP연합) 분야는 제 고려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만나자는 제안이 오면 그때 생각해보겠다"라고 윤 후보와 협상 가능성에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으로부터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라고 한 발언도 국민의힘 측이 제시할 파격 제안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안 후보는 13일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 직후에도 "진정성 있는 화답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당 측은 "단일화 제안에 100% 여론조사 외에는 다른 선택지는 없다"라고 맞서고 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어떤 협상에서도 상대에게 양보나 사퇴를 요구하는 제안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른 방식으로 단일화 이견을 좁혀갈 의사가 전혀 없다. 단일화 의사가 없다고 하면 독자적으로 완주하면 되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