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유세를 하루 앞두고 야권발 단일화 논의가 대선 이슈의 중심에 서자 여권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감지되고 있다. 야권 단일화 논의에 맞설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자 ‘재 뿌리기’와 동시에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세계일보 통화에서 “단일화 논의가 큰 변수이긴 하지만 예견됐던 이슈인 만큼 일단 야권에서의 논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슈 아니겠냐”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수싸움이 장기화 끝에 파국으로 막을 내리면 여권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선 2월 말쯤으로 예상했던 단일화 논의가 공식 선거운동 전 나온 것에 대해 안도감을 갖는 분위기도 있다. 불투명하던 최대 변수가 공식화되면서 향후 전략을 짜는 게 더 쉬워졌다는 의미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 등을 향해 제안했던 국민통합 내각 등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문을 열어뒀다. 강 본부장은 “국민내각 통합정부, 현재의 위기극복을 하기 위해서 널리 인재와 함께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는데 앞으로도 저희가 열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됐을 때의 파급력이 만만치 않은데도 당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는 선거 막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인데 이에 맞서는 이재명 후보와 관련한 이슈가 마땅치 않다”며 “일찌감치 여러 의원들이 (이 같은 우려를) 선대위에 전달했는데 (단일화가) 마냥 안 될 것으로만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예상보다는 단일화 제안을 안 후보가 빨리 던진 편인데 며칠 이 이슈가 대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지 않겠느냐”라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하는데 악재가 터진 셈이다. ‘뚜벅뚜벅’만으로는 안 될 일”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