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메인 서버 교체로 증거 인멸 우려” VS 국정원 “노후장비 순차 교체일 뿐”

"서버 교체 명목으로 자료 삭제·폐기 시 엄중한 책임" VS "국정원 정치 소환 유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 취재사진

 

국민의힘은 14일 국가정보원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메인서버를 교체했다며 정치공작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올해 메인 서버를 교체하거나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국정원을 정치로 소환하는, 사실과 다른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메인서버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축적된 정보 자산"이라며 "일단 서버에 저장된 정보는 함부로 삭제, 폐기해서는 안 되는 국민의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서버를 교체한다는 명목으로 이관하면서 만약 자료 일부를 삭제하거나 폐기힌다면 반드시 국민의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국정권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별안간 메인서버를 교체한다는데 왜 지금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며 "눈 앞에 정권교체가 확실하다고 느껴지는지 메인서버를 교체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월성원전 감사 당시 산업부 공무원이 한밤중에 조작 자료를 삭제한 일을 기억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정보위 소집을 요구한다. 국정원은 경거망동하면 그 후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경고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메인 서버는 국정원의 예산 회계, 활동 결과, 인적 자료 등 모든 활동이 저장되는 곳으로 정권교체를 앞두고 이를 바꿔버리는 것에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이 정부 초기 소위 적폐 수사할 때 국정원 관련 부분은 그렇게 해선 안 됐었지만 메인 서버를 열어서 전임 국정원 관련 인사를 처벌하는 데 사용했다"며 "대공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이 서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정책본부장도 "참고로 국정원 메인 서버 기록은 국정원장도, 대통령도 삭제 권한이 없다"며 "국가 존립과 대한민국 정체성, 미래, 안보와 생존을 위해 너무나 중차대한 사태가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정원은 입장을 내고 "국정원은 국회의 문의가 있어서 올해 예산에 반영된 '행정기관 전자문서 유통 및 홈페이지 운영 등과 관련된 서버 교체 확충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했는데, 물품관리법에 따라 내구연한이 지나거나 성능이 저하된 노후 장비에 대해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며 국회 예산심사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정원 메인 서버 교체' 내용을 근거로 한 국정원 자료 증거 인멸 우려 등의 주장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정원 서버 교체 확충 시에는 관련 부서 및 유관 부서가 참여해 문서 누락, 폐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국정원 보관 자료는 기록물 관리법 등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된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국정원 메인 서버 교체 및 증거인멸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정치 중립을 실천하는 국정권과 국정원 직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주장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정원을 정치로 소환하지 말아 주실 것을 정중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