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설령 尹-安 담판 무산돼도 어떤 형식으로든 단일화 이뤄질 것”

"안 후보가 사퇴하느니 단일화 협상 통해 뭐라도 얻는 방향 택할 듯" / "협상 결렬 시 선거 막판, 사전투표 직전 윤 후보 손 들어주고 빠지는 그림 만들 수도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단일화 제안에도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안 후보와 때를 기다리는 윤 후보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뉴스1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 윤 후보가 직접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날 오전 단일화 전격 제안에도 하루가 넘도록 확답하지 않는 윤 후보를 거듭 재촉한 것이다.

 

윤 후보 측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일단 긍정적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시간은 윤 후보의 편이다. 안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될수록 단일화 방식은 물론 후보 사퇴 후 차기 정부에서 권력 분점을 요구하는 안 후보의 목소리는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지지율은 각종 여론 조사상 1월 10% 중반대까지 찍었다가 최근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일 윤 후보의 '현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 발언 이후 양당 후보 지지율이 일제히 소폭 상승하면서 지지층 결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답변 시한으로 오는 16일을 제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일모레쯤이면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결국 판단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기다리고 있다"고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다만 윤 후보로서도 단일화 논의 시점을 무작정 늦추기만 할 경우 '부자 몸 사리기' 전략이 지나치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자진사퇴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결단은 기본적으로 덩치가 큰 데서, 가진 것 좀 많은 데서 하는 것"이라며 "왜 매일 안 후보에게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양측 간 담판이 무산되더라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사퇴하느니 단일화 협상을 통해 뭐라도 얻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면서도 "협상 결렬 시 선거 막판, 사전투표 직전 윤 후보 손을 들어주고 빠지는 그림을 만들 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