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단일화 제안에도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안 후보와 때를 기다리는 윤 후보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뉴스1에 따르면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 윤 후보가 직접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날 오전 단일화 전격 제안에도 하루가 넘도록 확답하지 않는 윤 후보를 거듭 재촉한 것이다.
윤 후보 측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일단 긍정적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시간은 윤 후보의 편이다. 안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될수록 단일화 방식은 물론 후보 사퇴 후 차기 정부에서 권력 분점을 요구하는 안 후보의 목소리는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지지율은 각종 여론 조사상 1월 10% 중반대까지 찍었다가 최근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일 윤 후보의 '현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 발언 이후 양당 후보 지지율이 일제히 소폭 상승하면서 지지층 결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답변 시한으로 오는 16일을 제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일모레쯤이면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결국 판단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기다리고 있다"고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다만 윤 후보로서도 단일화 논의 시점을 무작정 늦추기만 할 경우 '부자 몸 사리기' 전략이 지나치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자진사퇴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결단은 기본적으로 덩치가 큰 데서, 가진 것 좀 많은 데서 하는 것"이라며 "왜 매일 안 후보에게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양측 간 담판이 무산되더라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사퇴하느니 단일화 협상을 통해 뭐라도 얻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면서도 "협상 결렬 시 선거 막판, 사전투표 직전 윤 후보 손을 들어주고 빠지는 그림을 만들 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