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행진에 일본차 판매량 회복…하이브리드 판매 크게 늘어

판매차 다수가 하이브리드
일본차 로고 도요타, 혼다, 렉서스, 닛산. 닛산과 인피니티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각 회사 제공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큰 타격을 받은 일본차업체가 한풀 꺾인 일본제품 불매 운동과 고유가 행진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8일 기준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92.69달러(약 11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 68.87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4.5%나 급등한 수치로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산 전기차가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어지지만 부족한 충전시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반도체 수습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기차보다 못하지만 대등한 연비를 가진 일본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증가해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제조사들은 국내 시장에 총 2만548대를 팔았다.

 

지난 2020년 1만8121대와 비교해 13.3%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7.4%가 됐다. 전년도는 7.5%였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차의 국내 판매는 올해도 증가할 분위기다. 올해 1월 한달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일본차는 총 1112대로 전년 동기(1035대) 대비 7.4% 늘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렉서스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975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9.4% 늘었는데 올해 첫 달에도 렉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8% 증가한 51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9위에 올랐다.

 

렉서스의 판매량을 견인한 모델은 1월 407대를 판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 ‘ES300h’다.

ES300h은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또 하이브리드 기술에 강세를 보이는 도요타와 혼다 차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해 도요타 판매량은 6441대로 전년 대비 4.7% 늘었고 혼다는 4355대로 42.5%나 급증했다. 혼다는 1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6% 증가한 295대를 판매했다.

 

일본차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1035대를 기록한 뒤 4월 1584대로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차 3사의 합산 판매량은 6월 2070대로 정점을 찍은 뒤 8부터 11월까지 월 평균 1700대가량을 유지했다.

 

일본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의 다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지난해 렉서스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98%, 도요타의 93%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다. 혼다의 경우도 지난해 팔린 차량 10대 중 6대는 하이브리드였다.

 

다만 수출규제 전 판매량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일본차는 지난 2018년 4만5253대, 2019년 3만6661대, 2020년 2만564대를 판매했다.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 불매 운동이 완화된 것도 있지만 친환경 열풍으로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일본차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