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16일자 경제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출렁였다는 뉴스를 주요하게 다뤘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코스피는 2600대로 내려앉았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최저 연 2.99% 금리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6%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뱅은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최저금리를 내세우며 주담대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국내외 기업들과 진행 중인 유사 소송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는 뉴스도 담겼다.
◆러·우크라 전운 고조…국제유가 급등·금융시장 휘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7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전쟁이 개시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 정세와 금융시장 불안에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00원에 육박했고, 코스피는 2700선이 붕괴됐다. 정부는 국내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거래일보다 2.36달러(2.5%) 상승한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9월 3일(95.54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4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96달러를 넘어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전쟁 임박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미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서부 르비브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유럽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을 16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6일이 공격의 날이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관계자들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일시적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120만배럴에 달한다.
블루라인 퓨처스의 필립 스트레이블 시장 전략가는 “만약 서방과 러시아 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유가가 쉽게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니산트 부샨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특히 팬데믹에서 경제가 회복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해 공급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유가가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국내 수출입 물가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5년 100)는 132.27로 석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유가 하락과 함께 각각 1.0%, 2.0% 하락했으나 3개월 만에 4% 넘게 반등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0.1%나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해 국내 물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국내 외환시장과 증권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7원 오른 1199.8원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일 1190원을 넘은 뒤 계속 상승해 최근 1200원선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부담에 러·우크라 긴장 고조로 당분간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27.94포인트(1.03%) 하락한 2676.54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2771.93까지 오르며 2800선에 근접했지만, 이후 나흘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2700선까지 뚫리고 말았다.
정부는 이날 제3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조치를 점검했다.
정부는 실물경제 위축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유사시 즉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관별 행동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군사적 충돌이나 서방의 제재 등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어 신속 대응하고, 비상대응TF를 중심으로 주요 지표 동향과 대응조치 상황을 일 단위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신청도 카톡하듯”…카뱅, 주담대 출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오는 22일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 최저 2.99% 금리와 챗봇에 기반을 둔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는 차별점을 내걸었다. 주담대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15일 카카오뱅크는 온라인으로 열린 ‘2022년 카카오뱅크의 방향과 주택담보대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오픈 때 확인했던 편리한 신용대출의 경험을 이제는 주담대에서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뱅 주담대는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구입 자금 △기존 주담대 대환 △생활안정 △전월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취급할 예정이다. 대상 고객은 1개월 이상의 근로소득자나 소득 증빙이 가능한 사업소득자다. 소유(예정)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도 가능하다. 상환 방법은 원금 균등분할 상환과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중도상환 수수료는 100% 면제한다.
주택 구매자금 대출 최대한도는 6억3000만원이고, 최저 2.989%(변동금리, 14일 기준) 금리를 제공한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가 3.58∼5.23%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최저금리가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셈이다.
금리 경쟁력뿐 아니라 모바일 인터페이스 차별화도 시도했다. 카뱅 주담대는 챗봇에 기반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구현했다는 게 특징이다. 주담대를 신청하면 챗봇과의 대화창이 열리는데, 이 대화창을 통해 한도 조회부터 서류 제출, 대출 심사,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이 진행된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영업점에서 대화하듯 진행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게 카뱅 설명이다. 또한 대화창에 기록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대출 서류 제출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는 사진 촬영하여 제출하고, 나머지 대출에 필요한 서류들은 고객 동의하에 카뱅이 유관 기관을 연결해 직접 확인한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필요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카뱅과 협약을 맺은 법무사가 잔금 지급일에 고객을 찾아가고, 소유권 이전이 필요 없는 기존 주택 구입자금 대환 대출·전세자금 반환 대출·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전자등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 절차를 완료한다.
카뱅은 앞으로 주담대 대상을 아파트 외의 빌라, 단독주택 등으로 늘려나가고,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도 출시할 계획이다. 주담대 상품 출시를 총괄한 송호근 주담대 스튜디오 팀장은 “2018년에 카카오뱅크가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이후 비대면·모바일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이제는 주담대 역시 4∼5년 내로 모바일 비대면 대출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가능 대상 지역, 대상 물건 등을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 ‘6300억원대 MS 법인세 소송’ 승소…특허권 관련 2조대 유사소송에 ‘긍정적’
우리나라 국세청이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벌인 6300억원대 법인세 반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향후 유사 소송에도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동일한 쟁점으로 국세청이 국내외 기업들과 진행 중인 소송의 액수만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과세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현재 퀄컴·MS·삼성전자·LG전자 등과 특허권을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액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퀄컴 건을 비롯해 총 2조원대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들 기업과의 소송전을 준비하면서 최근 대법원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소송과 쟁점이 유사한 소송에 대한 결심 판결로, 향후 소송에서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서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MS사와 MS라이선싱(MS의 100% 자회사)이 동수원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MS 측의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은 ‘(MS 측이 받은) 특허권 사용료에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원천징수 대상인 저작권, 노하우, 영업상의 비밀 등의 사용 대가가 포함돼 있다’는 피고(세무당국)의 주장을 심리·판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등록하지 아니한 특허의 사용대가는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MS 측 주장을 인용하면서도, 이 외에 저작권과 노하우, 영업비밀 등의 사용료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MS 측이 요구한 원천징수세액 6344억원 중 상당 부분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3심 결과는 과세관청이 기존에 불리한 취지로 수년간 지속해 온 각급 법원의 국가패소 판례를 극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세청은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2년여 동안 지식재산권 사용료의 원천을 정하는 방법에 관한 국내외 법률자료뿐만 아니라 조세법 및 특허법 분야 전문가 의견서 등 총 14차례에 걸쳐 서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송을 담당한 중부지방국세청 관계자는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논리를 개발하고, 지방청 자체적으로도 30회 이상의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거치면서 대응방안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동안 과세당국에 불리하게 성립된 종전 판결이 번복됨에 따라 유사 쟁점 소송사건은 물론 지식재산권 사용료 원천지 판단이 문제가 되는 사례에서 우리나라의 과세권을 지키기 위한 논리적 기초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국세청은 대형로펌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의 역외탈세 관련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변호사를 충원하고, 중요사건 대응TF를 구성하는 등 송무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통계청 1월 고용동향 발표…NH농협 실적 발표
오늘은 통계청이 1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22만3000명 늘어난 2729만8000명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는데, 1월에도 이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NH농협금융지주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앞서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지난해 당기 순익이 총 1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실적도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