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국종 기준’, 대한민국 닥터헬기 표준 되게 할 것”

경기지사 시절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아주대 이국종 교수. 세계일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경기지사 시절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건의를 받아들여 전국 최초 ‘24시간 닥터헬기’를 도입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국종 교수의 기준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선진국 수준의 응급후송 및 중증외상치료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공의료 확충은 물론 인프라를 더욱 넓히고 전문화해 생사의 기로에 놓인 국민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국종 교수가 늘 말했던 24시간 닥터헬기를 경기도에서 추진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닥터헬기는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를 신속히 이송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도 “착륙장이 적어 응급환자가 다시 헬기 착륙장까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써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내 공공청사, 학교 운동장, 공원을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활용해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이는 이국종 교수가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을 찾아 영미권 선진국 사례를 들며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던 사안인데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수용하며 현실화했다.

 

이 후보는 “안전사고 우려로 학교 운동장 개방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재정 교육감이 직접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을 설득해 주셨기에 가능했다”며 “닥터헬기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귀한 수단이라는 것에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2019년 8월 전국 최초 24시간 응급의료 전용 닥터헬기가 날아올랐다”며 “화성시 포크레인 버스 추돌사고 당시 부상이 심각한 환자의 생명도 닥터헬기가 있어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2018년 12월 3일 명예 해군 중령 임명식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해군 출신인 이 교수는 항공의무후송훈련 등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해군 의무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헬기 운항에 따른 각종 민원 및 미흡했던 지원으로 힘들었던 이 교수에게 미안함도 표했다. 이 후보는 “좀 더 멀리 갈 수 있는 중대형 헬기를 도입하다 보니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헬기 착륙장 주변 소음 민원이 생겼고, 전국 외상환자가 이국종 교수가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몰리며 의료진의 부담이 점점 커졌다”고 했다. 그는 “이를 해결할 공공의 지원은 한없이 더디고 모자라기만 했다”며 “중형 헬기로 기종 변경, 헬기 탑승, 의료진 인건비 지원 추진 등 도에서 최대한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충분치 못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교수가 응급후송체계 및 외상의료체계의 미비로 귀중한 생명을 잃는 이들이 많음을 안타까워했음을 떠올리며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큰 과제”라고 했다. 그는 “전진국 수준의 중증외상의료시스템과 24시간 닥터헬기의 표준을 만드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겠다는 국가라면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국종 교수는 2019년 9월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자 선처를 구하는 10쪽 분량 자필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탄원서에서 “이 지사에 대한 판결은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깊이 헤아려 주셔서 도정을 힘들게 이끌고 있는 도정 최고 책임자가 너무 가혹한 심판을 받는 일만큼은 지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