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제국의 시대 외

제국의 시대(백승종/김영사/2만1000원)=로마제국부터 현대의 ‘제국’ 소련·미국·중국까지 인류 역사에 기록된 아홉 개 제국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사건과 인물을 추적한 책. 저자는 제국들의 흥망성쇠에서 기후변화와 전염병을 비롯해 역사를 추진하는 여섯 가지 힘과 원리를 도출한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지각 변동은 언제든 일어나고야 말 것”이라고 말한다.

도박의 역사(데이비드 G. 슈워츠/홍혜미·김용근·이혁구 옮김/글항아리/3만원)=카지노와 도박의 역사 전문가인 저자가 폭넓은 문헌 연구와 현장 연구로 도박 발전사를 이야기한 책. 몬테카를로의 바카라 게임장부터 라스베이거스의 메가 카지노까지, 그리고 영국·프랑스·이탈리아 귀족세계부터 미국 원주민과 중국, 그 밖의 비서구권 국가들까지 도박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본다.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김종철/녹색평론사/2만1000원)=2020년 세상을 떠난 생태운동가 김종철이 격월간 인문잡지 ‘녹색평론’에 낸 머리말 원고를 모았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은 물론 핵폐기물 문제, 생물 다양성, 촛불시위, 기본소득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2008년에 나온 동명 책의 개정 증보판.

루만 개념사전(클라우디오 발라디 외/심철민 옮김/도서출판b/2만8000원)=독일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1927∼1998) 사상에서 중요한 단어를 뽑아 개념을 정리한 책. 가족, 가치, 갈등부터 합리성, 형식·매체, 확산매체까지 64개 단어를 수록했다.

캐스팅 보트(이동수/메이드인/1만5000원)=MZ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향후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고 보고 이들의 정치적 특성을 분석한 책. 공정 논란과 젠더 갈등 등 정치권과 청년들이 마찰을 빚은 현안을 살펴보고 그 배경을 짚는다.

변신하는 여자들(장영은/오월의봄/1만7000원)=문화연구자인 저자가 식민지 조선의 여성 지식인들의 자기서사를 분석한 책. 저자는 남성·독재 권력에 기댄 자신의 선택을 무비판적으로 미화하거나 변명한 여성 지식인들도 주목한다. 남성들의 세계에 뛰어들어 남성들의 인정과 평가를 ‘권력’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여성혐오에 빠지기도 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마음챙김(엘렌 랭어/이양원 옮김/더퀘스트/1만6000원)=‘마음챙김(Mindfulness)’은 1970년대 후반부터 서구에서 동양의 정신문화에 영향을 받아 명상, 심리치료 분야를 중심으로 화두가 된 개념.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개념을 현대 심리학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주역으로, 40년이 넘도록 마음챙김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다.

습관의 알고리즘(러셀 폴드랙/신솔잎 옮김/비즈니스북스/1만6000원)=사람들은 습관을 의지나 마음가짐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습관은 인간의 심리와 뇌 시스템의 작동이 맞물리면서 생기는 특별한 알고리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책. 저자는 습관을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작용으로 설명한다. 도파민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행복감이 아닌 동기나 욕망에 관여한다. 즉 유기체가 특정한 보상을 얼마나 원하는지,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지에 대한 신호를 보낸다. 이는 중독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이해하는 실마리도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선 무슨 일이?(마이클 리더·제이크 커닝햄/송보라 옮김/애플트리태일즈/2만3000원)=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소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과 뒷얘기들을 소개하는 책. 저자들은 스튜디오 설립자이자 간판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 이외에도 수많은 애니메이션 장인들이 지브리 스튜디오를 함께 지탱해온 사실을 강조한다. 초기 작품 등장인물들의 도덕적 해이, 감독들 사이의 불화, 은퇴와 번복을 반복하며 후계 양성에 소홀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고집 등 이면도 조명한다.

루쉰 잡기(다케우치 요시미/윤여일 옮김/에디투스/1만6000원)=일본의 루쉰(魯迅) 연구자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가 루쉰에 관해 쓴 에세이를 모은 책. 저자는 ‘루쉰론’ 첫머리에서 “루쉰의 독서는 누구나 두려워한다”며 “루쉰의 논적(論敵)이 되려면 그가 휘두른 필봉이 뼈를 찌르고 들어올 때의 냉기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