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최대 라이벌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위기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되겠다는 다짐 속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공약 이행률 등을 앞세워 유능함을 강조하는 등 '인물론'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선 후보 지지도' 결과, 이 후보는 34%로 윤 후보(41%)에게 7%포인트(p) 뒤졌다.
이 후보는 직전 조사인 지난주보다 2%p 하락한 반면 윤 후보는 같은 기간 4%p 상승해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p) 밖으로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에 이 후보의 '위기극복' 능력과 '유능함'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최근 이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 키워드는 Δ위기극복 총사령관 Δ유능한 경제 대통령 Δ국민통합 대통령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각 유세 현장에 맞게 '청년기회국가', '자영업·소상공인', '부동산', '개혁 대통령', '자영업', '청년', '승리의 자신감', '민생 실용' 등의 추가 키워드를 정해,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유세 곳곳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위기'라 규정하고 자신이 '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전날(19일) 전주 유세에서 "위기를 단순히 이겨내는 것을 넘어 기회로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정에 대해 알지 못하면 국정의 방향을 정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물어야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주술사에게 물어보면 큰일"이라며 윤 후보의 이른바 '무속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무능하고 무지한 지도자는 국가에 재앙이다. 지도자의 무능은 죄악"이라며 "쇼트트랙을 보면 직선에선 순위가 안 바뀌고 코너에서 바뀐다. 코너가 위기로, 코너링을 잘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역전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러한 '유능 대 무능' 전략에 대해 "지금 여론조사에는 야권 단일화 영향으로 인한 정권교체론 지수가 올라간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화 문제가 사그라지고 나면 자연스레 이 후보의 '인물'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갤럽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에서는 뒤졌지만 Δ경제 Δ사회복지 Δ남북관계 Δ부동산 Δ코로나19 Δ기후변화·환경 Δ갈등 해소·국민화합 7개 측면별로 '가장 잘 대응할 후보'를 묻는 말에 부동산과 갈등 해소·국민화합을 제외한 5개 분야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는 이처럼 여론조사로 확인된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고 국정운영 능력을 알리는 '인물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 없이 무조건 정부와 민주당, 이 후보를 비판하고 있는 윤 후보와의 대비 효과도 뛰어나다"며 "위기 상황을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군지를 더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런 전략이 이번 대선을 판가름 지을 '부동층'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후보의 유세라면 윤 후보는 '무조건 비판', '어퍼컷' 유세로 부동층에게 인식될 것이다. 이미지가 굳어지다 보면 결국 윤 후보의 부동층 흡수는 실패할 것"이라며 "부동층은 '그래도 더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갈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